22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수원역 환승센터에서 시내버스가 시민들을 덮쳐 1명이 사망하고 17명이 다쳤다.
수원 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사고는 이날 오후 1시 27분쯤 수원역 12번 환승센터를 지나던 시내버스가 횡단보도를 지나던 시민들을 잇달아 치고, 인도 위 정류장을 들이받으면서 발생했다. 이 사고로 1명이 숨지고, 17명이 부상을 입어 병원으로 옮겨졌다.
사고 현장을 목격하고 직접 119에 신고했다는 유 모(32) 씨는 “‘쾅’하고 엄청 큰 철골이 무너지는 소리가 들려 보니 정류장 기둥이 박살나고 차가 훼손되어 있었다”면서 “노인으로 추정되는 시민 1명이 버스에 깔려 의식이 없는 상태였고, 주변에 4명 정도가 더 쓰러져 있었다”고 전했다.
사고가 발생한 현장은 말 그대로 ‘아수라장’이었다. 수원 시내 곳곳을 오가던 30-1번 버스는 인도 위로 올라서서 횡단보도를 완전히 막고 있었고, 버스 앞 유리는 산산조각이 난 상태였다. 횡단보도에 설치된 신호등은 고정 장치가 끊어져 대롱대롱 매달려 있었다.
소방에 따르면 이번 사고 피해자 18명 중 16명은 여성으로 확인됐다. 사고 현장 인근에 애경 백화점과 롯데몰이 자리해 평일 오전 이 곳을 오가는 여성이 많았던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날 친언니와 동지 팥죽을 먹으러 백화점을 찾았다가 버스 사고를 목격한 시민 김 모(69) 씨는 “다리를 다친 여성 한 명이 들 것에 실려 이송되는 장면을 봤다”며 “백화점을 찾은 여성들이 이번 사고에서 많이 피해를 본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부상자 중 경상을 입은 피해자 대부분은 버스 승객이며 중상을 입은 피해자는 횡단보도나 인도 위에서 버스에 부딪힌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버스 기사가 승객을 태우고 출발하는 과정에서 사고가 났다”며 “사고 당시 보행자 신호가 초록불이었고, 버스 신호가 빨간불이어서 무단횡단자 등을 피하려다 사고가 발생한 건 아닌 것 같다”고 밝혔다.
빙판길이나 블랙아이스 등도 사고 원인은 아닌 것으로 분석됐다. 경찰 관계자는 “빙판길로 인한 사고는 아니며 현재 정확한 사고 경위 등을 조사 중”이라고 전했다. 경찰에 따르면 버스 기사는 음주 상태도 아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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