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에 지명된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이 마지막 근무 날 한 학생에게 자신이 평소 즐겨보던 책을 선물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다.
지난 22일 한 전 장관의 팬카페에는 한 전 장관으로부터 손편지가 적힌 책 ‘모비 딕’을 선물받은 한 학생의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예비 고등학교 1학년 학생이라고 밝힌 글 작성자 A양은 “학교를 마치고 집에 가보니 법무부 장관실에서 온 소포가 와있어 깜짝 놀랐다”면서 “예전에 어머니와 함께 한 땀 한 땀 만든 새 보석십자수 작품과 진심 어린 편지 한 통을 법무부로 보냈는데, 답신이 도착했다”고 했다.
A양이 올린 사진 속에는 한 전 장관의 자필 편지 내용도 담겨 있었다. 한 전 장관은 “○○님, 정성스런 선물 고맙습니다. 행운을 빕니다. 제가 오늘 법무부에서 일하는 마지막 날입니다. 건강하세요! 한동훈 올림”이라고 썼다.
A양은 “법무부에서 마지막으로 일하신 날, 바로 어제 바쁘신 와중에도 메시지를 적어서 보내주셨다”면서 “장관님의 팬을 생각하는 마음, 넓게 봐서 국민을 생각한 마음에 감동 받았다”고 했다.
미국의 소설가 허먼 멜빌의 장편 소설 ‘모비딕’은 한 전 장관이 언급했던 가장 좋아하는 책으로, 소설 속 등장인물인 에이허브 선장이 모비딕(고래)에 다리 한쪽을 잃어 이에 대해 복수하기 위해 모비딕을 쫓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한 전 장관은 장관 지명 당시 국회에 보낸 서면 답변서에서 ‘감명 깊게 읽은 책’으로 오에 겐자부로(大江建三郞)의 ‘하마에게 물리다’, 레이먼드 카버의 단편들과 함께 모비 딕을 꼽았다. 지난해 8월 신임검사 강연에서도 ‘고래를 두려워하지 않는 자, 내 배에 태우지 않겠다’는 소설 속 1등 항해사 스타벅의 말을 인용한 바 있다.
지난 9월에는 서울의 한 초등학교 4학년 남학생이 한 전 장관에게 편지와 포켓몬스터 ‘꼬부기’ 스티커를 선물하자, 답장과 모비딕 책을 보냈다. 당시 편지에서 한 전 장관은 “제가 좋아하는 책인데, 지금 읽으면 틀림없이 지루할 것”이라며 “1851년에 나온 책이고, 172년을 살아남은 책이니 서두르지 말고 나중에 손에 잡힐 때 한번 읽어 보라”고 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비대위원장 임명을 위한 전국위원회 소집 안건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오는 26일 열리는 전국위에서 비대면 자동응답시스템(ARS) 투표를 통해 최종 의결되면 한 전 장관은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으로 공식 취임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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