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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월드클래스 ‘K-제약·바이오’를 기대하며

■오동욱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KRPIA) 회장

오동욱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KRPIA) 회장




반도체, 정보기술(IT), 자동차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한국’ 하면 떠오르는 대표 산업들이라는 점이다. 다른 선진 국가에 비해 적은 인구와 척박했던 역사적 환경을 무릅쓰고 세계가 주목하는 기술 강국이 될 수 있었던 이유는 기술 개발과 인프라 구축을 위한 민관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라 여겨진다. 한국의 첨단 산업들이 이뤄낸 결실을 되짚어보면 ‘기적’보다는 ‘저력’이라는 표현이 적합할 것이다.

하지만 제약·바이오 산업에서 한국의 현주소를 바라보면 씁쓸함이 남는다. 세계 주요 선진국들은 제약·바이오산업을 미래 먹거리로 보고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그에 비해 우리나라는 아직 투자나 시장 규모 면에서 해결할 과제가 산적하다.

2022년 글로벌 의약품 시장 규모는 1조 4820억 달러(약 1873조 원)로 집계됐다. 반도체 시장의 6465억 달러(845조원) 보다 규모가 2배 이상 크다. 제약·바이오 산업의 발전 가능성은 세계적으로도 인정받고 있다. 글로벌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는 세계 의약품 시장의 규모가 오는 2027년까지 약 1조 9170억 달러(약 2423조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 정부도 세계적 흐름에 따라 2027년까지 글로벌 블록버스터급 신약 2개 창출, 세계 수준의 기업 3개 육성 등 제약·바이오 강국을 향한 목표를 제시하고 강력한 지원을 약속한 바 있다. 그러나 정작 정부가 발표한 내년도 제약·바이오 연구개발(R&D) 예산은 전년 대비 17% 가까이 삭감됐다. 업계에서는 산업을 역행하는 행보라는 우려의 목소리마저 나온다.



제약·바이오 분야는 대표적인 고부가가치 산업이다. 치료제 하나를 연구·개발하는 데 최소 10년, 1조 원 이상 투자가 필요하다. 치료제 개발을 시도할 때 임상시험을 거쳐 신약으로 시판되는 확률은 10%에도 미치지 못한다.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수많은 시행착오와 실패를 감내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 정부의 적극적인 R&D 투자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의미다.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에 화이자가 원천기술을 보유한 독일 바이오엔텍과 힘을 합쳐 신속하게 mRNA 백신 ‘코머나티’을 개발할 수 있던 배경 역시 정부 지원의 힘이 컸다. 독일 정부가 5000억 원 이상 규모의 전폭적 투자를 제공했고 기술 개발을 독려했기에 바이오엔텍은 팬데믹 당시 주요한 성과를 남겼을 뿐 아니라 지속적인 성장을 이룰 수 있었다.

글로벌 기업과의 협력 증대도 필수적인 선결 과제로 꼽힌다. 글로벌 제약사들 역시 의약산업 환경을 함께 만들어가는 파트너로서 국내 기업과의 상생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 실제 많은 기업들이 공동연구 투자 확대부터 각종 지원 프로그램 운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오픈이노베이션 방안을 적극적으로 실천 중이다. 이러한 협력 관계를 토대로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에 보다 혁신적인 R&D 생태계가 구축되고 산업 전체 역량이 강화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을 상징하는 ‘K-’는 세계적으로 우수한 경쟁력을 보증하는 접두사로 자리 잡았다. 정부의 적극적인 R&D 투자와 글로벌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한국의 제약·바이오 산업 또한 ‘K-제약·바이오’로 우뚝 서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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