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 업계 세계 2위인 덴마크의 머스크가 홍해 항로에서 미국 주도의 동맹국들이 다국적 해군 함대를 구성하는 데 힘입어 운항 재개를 준비하고 있다고 24일(현지 시간) 밝혔다. 예멘의 친이란 후티 반군이 최근 홍해에서 ‘팔레스타인 지지’ 표시로 유조선 등 상선을 잇따라 공격하면서 안전에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이번 결정이 나와 주목을 끈다. 다만 머스크 역시 이 지역에서 모든 위험이 제거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최근 홍해 항로에서 철수한 다른 선사들에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다.
경제 전문 방송 CNBC 등의 보도에 따르면 머스크는 이날 성명을 내고 홍해 항로를 다시 통과할 첫 선박을 준비 중이라면서 “가능한 한 빨리 운항을 재개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과정에서 홍해와 아덴만 지역의 어려운 상황을 잘 처리하고 직원들의 안전을 보장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최우선 순위”라고 덧붙였다.
머스크의 이 같은 결정은 미국과 동맹국들이 후티 반군의 공격으로부터 선박을 보호하기 위해 다국적 해상 함대 태스크포스 ‘번영의 수호자 작전’을 창설한 데 따른 것이다. 이를 주도한 미군은 “홍해에서 후티 반군의 공격으로부터 상선을 보호하기 위한 ‘고속도로 순찰’과 같은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머스크는 성명에서 ‘번영의 수호자 작전’에 대해 “해운 업계 전체에 가장 환영할 만한 소식”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이 지역의 모든 리스크가 제거된 것은 아니다”라며 상황 변동에 따라 다시 홍해 항로에서 철수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머스크는 앞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전쟁이 발발한 후 후티 반군이 홍해에서 무인기(드론) 공격을 벌이면서 이달 초부터 홍해 항로에서 철수한 바 있다. 머스크 외에 글로벌 상위 7개 해운사들이 잇따라 홍해 항로에서 철수해 남아프리카공화국 희망봉 항로로 우회하는 등 공산품과 곡물·석유·가스 등의 운송 선단이 홍해를 기피하는 현상이 광범위하게 발생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 한 주 홍해에 진입한 선박 수는 이전 3주간의 일평균 대비 40% 이상 줄어든 상태다.
후티 반군은 계속해서 홍해를 드나드는 선박을 공격할 기세다. 이들은 이날 성명에서 “미군이 쏜 미사일이 가봉 선적 상선 근처에서 폭발했다”고 주장하며 “미국과 그 동맹들이 괴롭힘을 계속한다면 홍해는 불타는 싸움판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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