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으로 구속된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주일째 검찰의 소환 조사에 불응하고 있다. 송 전 대표는 구속 이틀 뒤인 20일부터 세 차례나 검찰의 소환 조사에 응하지 않은 채 구치소에 머물고 있다. 변호인 접견이 필요하다거나 건강이 좋지 않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검찰은 송 전 대표가 계속 소환에 불응할 경우 27일 만료될 1차 구속 기한을 연장하고 강제 구인에 나설 방침이다.
송 전 대표 측은 검찰의 조사를 거부하는 대신 ‘야당 탄압’과 ‘정치 보복’ 프레임을 내세워 장외 여론전을 벌이는 등 적반하장식 태도를 보이고 있다. 송 전 대표의 부인은 “(송 전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을 공격하니 남편의 발을 묶고자 총선을 앞두고 구속시켰다”며 정치적 희생양인 것처럼 본질을 호도하고 있다. 야권의 일부 원로들은 검찰 탄압 저지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를 만들어 “송영길 구속은 야당과 시민 단체 탄압의 서곡”이라며 구명 운동에 나섰다. ‘코인 보유’ 논란으로 민주당을 탈당한 김남국 의원은 “많은 국민들이 송 전 대표와 연대해 무도한 검찰·윤석열 정권과 싸울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송 전 대표는 2021년 당 대표 경선 과정에서 돈봉투를 살포하고 외곽 조직을 통해 불법 정치자금 7억 6300만 원을 수수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돈봉투를 만들고 전달한 사람들은 모두 혐의를 인정했고 대부분 구속됐다. 이런데도 송 전 대표는 반성하기는커녕 ‘야당 탄압’이라고 강변하면서 정당한 검찰 조사마저 거부하고 있다. 민주당은 전직 당 대표의 구속에도 최근 탈당했다는 점을 들어 유감 표명 한마디 없는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전당대회의 금품 살포는 돈으로 당권을 사려는 것으로 민주주의의 기본 가치를 훼손하는 중대 범죄다. 야권의 주요 인사들이 사법 체계를 무시하고 정치 공세로 검찰 수사를 겁박하려는 것은 ‘법 앞에서 만인이 평등하다’는 법치주의를 흔드는 행태로 국민의 분노를 더 키울 뿐이다. 운동권 출신인 송 전 대표는 이제는 ‘민주 투사’ 행세를 그만하고 검찰 조사에 성실히 응해 비리 의혹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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