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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도 적극 투자 日 실버산업…韓은 난항인 이유[뒷북글로벌]

■MBK, 日 '히토와' 8200억에 인수

고령화 맞물려 수요↑ 시장 재편 활발

현지 보험사 조단위 요양기업 인수도

韓 '토지·건물 직접소유'에 발목 잡혀

사업 의지 있어도 진입 문턱에 확장X

MBK파트너스가 인수한 일본 요양 대기업 히토와 홀딩스의 고령자 간병 시설 서비스 브랜드 ‘이리제’ 소개 이미지/히토와 홀딩스




MBK파트너스가 일본의 요양 대기업인 히토와(HITOWA)홀딩스를 인수한다. 급속한 고령화로 간병 수요가 늘며 굵직한 인수합병(M&A)을 통한 시장 재편이 활발한 일본과 달리 국내에서는 토지 및 건물 임차 관련 규제로 사업 의지가 있는 기업들도 진입에 난항을 겪고 있다.

고령화에 요양사업 재편日 매력↑


26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MBK는 일본 히토와홀딩스를 900억 엔(약 8200억 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히토와는 ‘이리제’라는 브랜드로 일본 전국에 유료 양로원 140개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가사 대행 서비스나 어린이집 사업도 전개 중이다. 매출액은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 601억 엔을 기록했다. MBK는 2021년 일본 대형 간병 기업인 쓰쿠이홀딩스를 인수한 데 이어 4월에는 유니맷(현 소요카제)의 요양 사업 경영권을 취득했다. 이번 히토와 인수로 업체 간 시너지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닛케이는 “요양 보수는 지역이나 서비스별로 정해져 있어 단가 인상이 어렵지만 덩치를 키워 채용과 자재 조달을 공통화하는 방식으로 비용을 낮춰 이익을 낼 수 있다”며 “투자 펀드 입장에서 일본의 요양 기업은 수익 확대 여지가 크다”고 분석했다.

보험사 1.8조원 대형 M&A도


닛폰생명보험은 일본 최대 간병 기업 니치이 학관을 산하에 둔 니치이홀딩스를 인수했다./니치이 학관 홈페이지


일본에서는 고령화의 급격한 진행으로 노인 간병 수요가 늘고 있다. 반면 일손 부족이 심화하며 관련 기업의 휴·폐업 역시 증가하는 추세다. 도쿄상공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노인 복지·개호 사업의 도산 건수는 638건으로 통계 작성 이후 처음 600건을 넘었다. 이런 가운데 대형 자본에 의한 시장 재편도 활발하다. MBK 같은 투자 펀드와 함께 실버 산업 기업 인수에 뛰어든 ‘큰손’은 바로 보험사다. 앞서 닛폰생명보험(닛세이)은 지난달 일본 최대 요양 기업인 니치이학관을 산하에 둔 ‘니치이홀딩스(HD)’를 인수했다. 투입한 돈만 2100억 엔(약 1조 8000억 원)에 달하는 업계 최대 거래다. 니치이HD는 산하에 간병, 의료 사무, 보육 서비스를 다루는 ‘니치이학관’과 간병이 더해진 양로원 사업을 전개하는 ‘니치이케어팰리스’ 등을 소유한 지주회사다. 지난해(2022년 4월~2023년 3월) 간병 사업 매출 추정치만 약 1600억~1700억 엔으로 업계 최고 수준이다.

닛세이는 이번 인수를 기점으로 자사의 고객 기반을 더욱 적극적으로 활용해 간병 사업과의 시너지를 이끌어낼 계획이다. 사업 관련 보험 상품의 제안이나 보험에 붙는 간병 관련 서비스 강화 등이 중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움직임은 시장을 둘러싼 위기와 직결돼 있다.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기존 생보 사업만으로는 수익 창출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올 4~9월 개인보험의 신규계약 건수나 보장액은 전년 동기 대비 10% 이상 저조했다.





韓 까다로운 자격 요건이 진입 막아


처한 상황은 국내 보험사들도 마찬가지지만 연관 산업으로 확장할 수 있는 운신의 폭은 일본과 사뭇 다른 게 현실이다. 요양 산업에 대한 보험사들의 관심은 높은 편이다. KB라이프가 KB손해보험의 요양 사업 자회사인 KB골든라이프케어를 인수해 미래 성장 동력으로 내건 데 이어 신한라이프와 삼성생명·NH농협생명도 사업성 검토 등에 나서며 진출 채비를 하고 있다. 하지만 자격을 제한해놓은 현행법 탓에 국내 보험사들이 시설을 직접 운영하기는 쉽지 않다. 현재 노인복지법은 사업자가 직접 토지와 건물을 소유해야 10인 이상의 노인요양시설을 설립할 수 있도록 규제하고 있다. 시설 난립을 막고 어느 정도 자본을 보유한 사업자만 진입하도록 해 입소 노인의 주거 불안을 막는다는 취지다. 한 대형 보험사 고위 관계자는 “요양시설은 도심에 있거나 가까워야 수요가 뒷받침되는데 도심에 시설을 짓기 위해서는 토지 매입 비용 등 대규모 자금이 필요하고 공공이 보유한 부지는 대부분 도심과 멀리 떨어진 폐교 등이 대부분으로 수요가 없어 사업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이번에 히토와 인수를 진행한 MBK도 김병주 회장이 올 11월 진행된 연례 총회에서 실버 산업을 투자 관심 분야로 꼽는 한편 최근 일본 파트너 주도로 요양 기업 인수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규제로 인해 관련 산업 투자가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업계 "적극적인 완화 필요"


이에 정부는 땅이나 시설을 빌려 노인요양시설을 운영할 수 있게 하는 ‘임차요양원’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일부 도심 지역 등에서 비영리법인을 대상으로 임차 요양시설을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방안이다. 하지만 조건부로 임차 규제를 푸는 것인 만큼 당장 보험사의 요양 사업 진출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보험 업계의 한 관계자는 “단계적 도입 방침인 만큼 언젠가 풀릴 것으로 기대하고는 있다”며 “하지만 일본 등에서는 이미 보편화된 사업인 만큼 보다 적극적으로 규제 완화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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