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보훈부는 이승만(1875∼1965) 전 대통령을 2024년 1월의 독립운동가로 선정했다고 29일 밝혔다.
보훈부가 1992년 이달의 독립운동가를 선정하기 시작한 지 32년 만에, 464번째 이달의 독립운동가로 이 전 대통령이 선정된 것이다.
보훈부는 매년 지방자치단체와 관련 기관, 기념사업회 등에서 추천받아 연말에 다음 해 1∼12월 이달의 독립운동가를 미리 선정해놓는다.
올해도 총 256명의 후보를 추천받아 보훈부·광복회·독립기념관·근현대사 전공학자 등으로 구성된 선정위원회 심사를 거쳐 이 전 대통령을 포함해 38명을 내년에 매달 발표될 이달의 독립운동가로 선정했다.
보훈부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은 지난 30여년 동안 이달의 독립운동가 후보로 추천받지 못하다가 올해 이승만기념사업회가 처음으로 추천했다.
대한민국임시정부 초대 대통령이기도 했던 이 전 대통령의 독립운동 공적은 명백한데도 30년 넘게 추천이 없었던 것은 1948년 정부 수립 후 대통령 재임 기간의 과오 때문으로 풀이된다.
보훈부 관계자는 선정된 배경에 대해 “이 전 대통령의 독립운동 공적에는 흠결이 없다”며 “이달의 독립운동가 선정 과정에선 대통령 재임 기간의 공적이 아닌 독립운동가로서의 공적을 평가한다”고 했다.
보훈부에 따르면 1875년 황해도 평산에서 태어난 이승만 전 대통령은 1895년 배재학당에 입학해 자유와 평등 등 근대적 정치사상을 배웠고, 1899년 고종폐위 음모사건에 연루돼 한성감옥에 투옥돼서는 제국신문에 논설을 기고하며 독립정신을 전파했다. 이후 미국에서 존 헤이 미 국무장관을 만나 한국의 독립에 협조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냈고 미 대통령이었던 시어도어 루스벨트에게는 한국 독립보전에 관한 청원서를 제출했다.
1919년부터 1925년까지는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대통령으로 활동했다. 1932년에는 임시정부로부터 국제연맹에서 한국독립을 탄원할 특명전권대사에 임명됐다.
다만, 대한민국 정부 수립 후 초대 대통령으로서의 행적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린다. 해방 후 대한민국의 토대 구축과 한반도에서 공산주의의 확산 차단, 한미동맹의 초석을 놓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반면 6·25전쟁 중 한강 인도교 폭파와 사사오입 개헌, 3·15 부정선거 등 과(過)가 적지 않다는 평가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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