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전 세계를 여행하면서 원격으로 일하는 해외기업의 고소득 인력을 국내로 유입시키기 위해 이른바 '디지털 노마드'(워케이션) 비자를 시범 운영하기로 했다.
29일 법무부에 따르면 이 같은 내용의 정책을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한국에 체류하면서 원격 근무를 하고자 하는 외국인은 관광 비자를 발급받거나 무비자로 입국해 90일 이내로 체류를 끝내야만 했었다.
워케이션 비자 발급 대상은 해외 기업에 소속된 외국인으로서 원격 근무가 가능한 사람 가운데 1년 이상 같은 업종에 근무한 자와 그 가족(만 18세 이상·동반가족 자녀 제외)이다. 아울러 소득이 한국의 전년도 1인당 국민총소득(GNI)의 2배 이상이어야 하고 병원 치료 및 본국 후송 보장액이 1억 원 이상인 개인 의료 보험에 가입하는 등의 요건도 갖춰야 한다.
지난해 한국 GNI가 4천248만원(월 354만원)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소득이 8496만 원(월 708만 원)을 넘는 고소득 외국인만 워케이션 비자를 신청할 수 있어 문턱이 높은 편이다. 국내에서의 취업이나 영리 활동은 제한되며 국내 취업을 위해서는 별도의 취업 비자가 필요하다. 체류 기간은 입국일로부터 1년이고 최장 2년까지 연장할 수 있다. 현재 국내에 단기 체류 자격으로 머무는 외국인도 요건을 충족한다면 비자 변경이 가능하다.
법무부는 "디지털 노마드 비자가 도입되면 고소득 외국인이 국내 여러 지역에 머물면서 지방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우리나라의 풍경과 문화를 널리 알리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디지털 노마드는 유목민처럼 떠돌면서 시간과 장소 구애 없이 일하는 이들을, 일(work)과 휴가(vacation)의 합성어인 워케이션은 원하는 곳에서 휴가를 즐기면서 원격으로 근무하는 형태를 뜻한다. 디지털 기기와 인터넷만 있으면 어디서든 일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면서 유럽, 중남미, 동남아시아 등을 중심으로 디지털 유목민을 위한 워케이션 비자를 도입하는 국가가 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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