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용의 해' 갑진년(甲辰年)의 시작을 알리는 제야의 종소리가 울려 퍼진 1일 자정 서울 종로 보신각에는 수많은 시민들이 모여 새해의 시작을 서로 축하했다.
기온은 0도 안팎으로 쌀쌀한 날씨였지만 시민들은 이른 저녁부터 두꺼운 겉옷과 핫팩으로 무장한 채 새해를 함께 맞이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행사 참석 인원(5만명)의 두 배가량인 9만7000여명의 시민이 보신각과 세종대로 일대를 가득 메웠다.
종소리와 함께 세종대로에는 태양을 형상화한 지름 12m의 구조물 '자정의 태양'이 떠올랐다.
이날 타종 행사에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현기 서울시의장, 시민대표 12명, 글로벌 인플루언서 6명 등 총 22명이 참여해 33번 제야의 종을 울렸다.
시민대표로는 지난해 8월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에서 벌어진 흉기난동 사건 당시 피를 흘리며 쓰러진 여성을 발견하고 구조 활동에 나선 의인 윤도일 씨, 운영하는 안경원 밖에 쓰러져 있는 기초생활수급 노인을 구한 김민영 씨, 보호 종료 아동에서 자립준비 청년 멘토가 된 박강빈 씨,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최고령 응시자 김정자 씨 등이 나섰다.
오 시장은 묵은 한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한 시민을 향해 "타종 소리를 들으시면서 올 한해 있었던 슬펐던 일, 힘들고 어려웠던 일, 고통스러웠던 일 다 털어버리시고 새해에는 즐겁고 행복한 일들만 가득하시기를 바란다"고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타종 행사 이후에는 세종대로 카운트다운 무대에서 축하 공연이 이어졌다. 현대무용단체 앰비규어스 댄스컴퍼니와 아이돌 그룹 제로베이스원·엔하이픈·더보이즈·오마이걸이 K댄스와 K팝으로 흥겹게 새해를 맞이했다.
서울경찰청은 제야의 종 타종 행사에 많은 인파가 몰릴 것에 대비해 종로·남대문경찰서 소속 450명, 기동대 34개 부대 등 총 2490여명을 투입했다. 행사가 열리는 종로1가 사거리부터 세종대로 사거리는 오전 7시까지 교통을 통제한다.
시는 안전한 행사 진행을 위해 31일 오후 11시부터 이날 오전 1시까지 지하철 1호선 종각역을 무정차 통과한다. 종각역 이용 고객은 인근 종로3가역이나 을지로입구역을 이용해야 한다.
광화문역도 출입구 곳곳이 통제됐고 타종 행사를 전후해 하차만 이뤄졌다. 당국은 혼잡 상황 발생 시 오전 2시까지 출입구를 통제하고 인근 역으로 분산 이동을 유도한다. 시청역에서는 열차가 운행된다.
행사 후에는 안전한 귀갓길을 위해 서울 지하철과 시내버스 38개 노선을 새벽 2시까지 연장 운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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