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일 동료 시민들에 대한 계산 없는 선의를 보여줄 정책을 띄워 총선 승리를 이끌겠다고 밝혔다. 민경우 전 비대위원의 과거 발언에 “부적절했다”고 선을 긋고 공정성과 승리라는 두 원칙에 근거해 공천관리위원장을 임명하겠다고 했다. 한 위원장은 이번 주 전국을 순회하며 보수층 결집 효과를 극대화할 방침이다.
한 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신년 인사회를 갖고 “우리가 지향하는 자유민주주의 사회는 낯선 사람들 사이의 동료의식으로 완성된다”며 “(총선을 100일 앞두고) 동료 시민에 대한 계산 없는 선의를 정교한 정책으로 준비해서 실천하겠다”고 밝혔다. 한 위원장은 정치권에서 통용되는 ‘국민’이라는 용어 대신해 ‘동료 시민’이라는 호칭을 사용하고 있다.
한 위원장은 여당이 지향할 ‘동료 시민 의식’의 방향으로 2010년 연평도 포격 당시 조건 없이 피해 주민들에게 쉴 곳을 제공한 인천의 찜질방인 인스파월드 사례를 제시했다. 그는 “생활인으로 권태 등이 불쑥 튀어나올 때면 인스파월드의 사장님을 생각했다”며 “국민들이 상대 당과의 차이를 정확히 알아 볼 것”이라고 말했다.
공관위원장 인선 기준도 제시했다. 그는 “공천은 두 가지다. 과정이 공정하고 멋져 보여야 하고 내용은 이기는 공천이어야 한다”며 “두 가지를 균형 있게 고려해, 충분히 해낼 사람을 신중하게 찾겠다”고 말했다. 당헌 당규에 따르면 이달 10일까지는 공관위가 출범해야 한다. 당 안팎에서는 참신성을 중시한 한 위원장이 공관위원장 인선에서도 비정치인·비영남권을 키워드로 한 인물을 기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 위원장은 당 쇄신 기조에 찬물을 끼얹는 것을 경계하듯 노인 비하 논란을 일으킨 민 전 위원의 발언에 대해 “저도 동의할 수 없는 발언”이라고 거리를 뒀다. 김건희 여사 특검법에 대해서는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는 것”이라고 ‘총선용 악법’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한 위원장은 새해 첫 주부터 전국 순회 행보에도 돌입한다. 2일부터 전국을 돌며 컨벤션 효과를 유도하겠다는 속내다. 2일 대전·대구를 시작으로 4일 광주광역시·충북, 5일 경기도 등의 시도당 신년 인사회를 찾을 예정이다. 특히 4일 광주를 찾아 5·18 민주묘역도 방문할 예정인데 2020년 당시 김종인 비대위원장의 무릎 참배와 같은 중도 확장을 위한 메시지가 나올지 관심이 쏠린다.
한편 ‘개혁신당(가칭)’ 창당을 공식화한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도 이날 신년 하례회를 열고 여권에 각을 세웠다. 그는 “권력만 노리는 패거리 카르텔은 뜻하는 대로 안 되면 상대를 패거리 카르텔로 지목하고 괴롭힌다”며 “모든 것을 바로 잡을 수 있는 방법은 정치 세력의 교체”라고 했다. 이는 윤석열 대통령이 이날 신년사 일부 발언(‘이권과 이념에 기반을 둔 패거리 카르텔을 반드시 타파하겠다’)을 비틀어 여권 주류 세력을 저격한 것이다. 또 한 위원장의 ‘동료 시민’에 대해서는 “단어를 쓰는 것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누군가의 하수인처럼 행동하거나 전체주의·일방주의를 대변하는 모습으로 가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개혁신당은 이달 중순까지 창당 절차를 매듭짓고 공천 작업에 돌입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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