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준금리는 이제 정상에서 내려가는 코스를 앞두고 있다. 시장은 올해 미국 등 주요 경제권의 기준금리 인하를 기정사실로 보고 있다. 관건은 언제부터 얼마만큼 인하하느냐다.
통상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이나 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사후 조치로 금리정책을 활용한다. 다만 올해는 금리 인하 자체가 연착륙과 침체를 가르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모건스탠리는 최근 보고서에서 “금리 인하가 늦어지면 경기 침체를 부를 수 있고, 너무 일찍 내릴 경우 인플레이션 재상승의 위험이 커진다”며 “중앙은행들은 골디락스 딜레마에 빠졌다”고 진단했다. 인하 시점을 두고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시장의 시각차는 뚜렷하다. 연준은 지난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올해 75bp(1bp=0.01%포인트) 인하를 제시했다. 반면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 따르면 시장은 올해 175bp 인하 가능성을 가장 높게 보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는 금리 인하에 돌입한다는 분석이 대세다. 시장이 조기 인하를 기대할수록 주식 가격이 오르고 채권 수익률이 떨어져 연준 입장에서는 금리 인하 시점을 늦춰야 하는 요인이 된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연준보다 딜레마가 더 크다. 연착륙에 대한 기대감이 큰 미국과 달리 유로존의 경우 경기 둔화 신호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이에 시장은 ECB가 침체에 대응해 이르면 3월 또는 4월 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으로 보고 있다. 상대적으로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가 느린 영국은 금리 인하 시기도 연준이나 ECB보다 더 늦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조기 인하를 하더라도 성장률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모건스탠리의 글로벌 수석이코노미스트인 세스 카펜더는 “인플레이션이 마지막 고비를 극복하는 것은 2025년에야 가능할 것”이라며 “이 기간 동안 낮은 성장세는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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