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부터 2024학년도 대입 정시 모집이 시작되는 가운데 서울대·연세대·고려대가 수시 모집에서 330여 명을 뽑지 못해 정시로 넘긴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고려대는 자연계열 최상위권 수험생이 선호하는 의대에서도 8명을 선발하지 못했다.
2일 종로학원에 따르면 올해 서울대·연세대·고려대 수시 모집에서 정원 내 일반전형 기준 337명의 미충원이 발생해 해당 모집 인원은 정시로 이월됐다. 전년도 318명보다 19명 증가한 수치다.
서울대는 전년도(33명)보다 15명 늘어난 48명(2.2%)을 채우지 못했다. 이월 인원이 가장 많은 모집단위는 응용생물화학부로 5명(20.8%)이었으며 의류학과·간호대(각 4명), 화학부·첨단융합학부(각 3명)가 뒤를 이었다. 상위권 학생들의 선호도가 높은 치의학과와 약학계열에서도 각각 2명, 1명이 이월됐다.
연세대는 전년도(138명) 대비 59명 늘어난 197명(9.2%)의 모집 인원을 정시로 넘겼다. 인문계열에서는 융합인문사회과학부(HASS)가 모집 인원의 59.9%인 82명을 뽑지 못해 최다를 기록했다. 자연계열에서는 융합과학공학부(ISE)가 28명(39.4%)으로 가장 많았으며 전기전자공학부 15명(15.5%), 컴퓨터과학과 10명(28.6%) 순이었다.
고려대의 이월 인원은 92명으로 서울대·연세대와 달리 오히려 전년도(147명)보다 55명 줄었다. 다만 고려대의 경우 세 학교 중 유일하게 최상위 학과인 의과대에서 8명(12.9%)의 결원이 발생했다. 이에 따라 고려대 의과대에서는 당초 계획한 모집 인원(44명)보다 18.2% 늘어난 52명을 정시 모집에서 선발한다. 이는 지난해 서울과 수도권 12개 의대 중 수시 이월 인원이 0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이례적인 일이라는 게 종로학원의 분석이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이번 수시 모집에서 수험생들이 전년도 대비 의대 중복 지원을 많이 한 결과로 분석된다”며 “고려대 이상의 의대나 특정 전문 분야 의대로 빠져 나갔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고려대에서 이월 인원이 가장 많이 발생한 모집단위는 자연계열에서는 컴퓨터학과 20명(27.8%), 인문계열에서는 국어교육과 3명(12.5%)이었다. 임 대표는 “수시 최상위권 대학에서도 인기학과, 의대에서도 상위권 의대로의 집중 현상이 더욱 강하게 나타나고 있는 양상”이라며 “상위권 대학이라고 하더라도 수시에서 선발하지 못하는 학과가 다수 발생할 것으로도 보이는 이례적 상황이 올해 서울대·연세대·고려대 수시에서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수시 전체 선발 인원의 절반 이상이 미충원되는 학과가 생겨났다는 점에서 수험생은 입시에 대한 합격 점수 예측이나 각 대학에서 공개하는 입시 결과만을 참고해 지원 전략을 짜기에는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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