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자동차 시장은 다채로운 전기차들이 연이어 등장하며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선택지를 제시하고 있다.
더불어 이러한 전기차의 등장으로 인해 차량들의 제원 상 성능이 빠르게 치솟는 ‘파워 인플레이션’의 시대가 열린 모습이다. 덕분에 어지간한 출력의 전기차들은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기 힘든 수준에 이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메르세데스-AMG가 브랜드의 계보를 잇고, 전동화 시대에 대응하는 고성능 전기차 ‘메르세데스-AMG EQE 53 4MATIC+’를 공개했다. 그리고 다른 AMG 전기차들과 함께 ‘고성능 전기차’ 시대에 AMG의 가치를 드높이고 있다.
과연 메르세데스-AMG의 고성능 전기차, EQE 53 4MATIC+는 어떤 매력과 가치를 제시할까?
시승을 위해 준비된 메르세데스-AMG EQE 53 4MATIC+(이하 AMG EQE)는 기반이 되는 EQE와 같이 매끄러운 실루엣, 그리고 균형 잡힌 차체로 만족감을 더한다.
브랜드가 밝힌 제원에 따르면 AMG EQE는 4,965mm에 이르는 긴 전장을 바탕으로 ‘대형 세단’의 넉넉함을 과시한다. 여기에 전폭과 전고 역시 각각 1,905mm와 1,495mm에 이르고 휠베이스 역시 3,120mm로 상당한 수준이다. 다만 공차중량은 대용량 배터리 및 듀얼 모터 등으로 인해 2,555kg로 상당히 무겁게 느껴진다.
우수한 균형감, 그리고 AMG의 강렬함
개인적인 경험을 고백하자면 메르세데스-벤츠의 전동화 세단인 EQS와 EQE를 비교한다면 언제나 EQE의 손을 들어주는 입장이다. EQS가 부족한 것은 아니지만 전체적인 균형감, 그리고 패키징 등 다양한 부분에서 EQE의 설득력이 상당히 뛰어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관계도’는 AMG 디비전에서도 유효하다.
실제 AMG EQE는 EQE 특유의 우수한 밸런스, 그리고 깔끔하고 유려한 이미지의 매력을 그대로 계승하는 모습이다. 여기에 AMG 고유의 파나메리카 그릴을 적용한 프론트 패널과 전동화 메르세데스를 알리는 특유의 헤드라이트, 그리고 스포티한 감성을 강조한 바디킷 역시 충실히 갖춰진 모습이다. 더불어 흰색과 검은색의 ‘대비’가 주는 매력도 분명한 플러스 요인이다.
EQ 라인업 특유의 원-보우 디자인으로 인한 독특하고 유려한 실루엣은 확실히 EQS 보다 EQE에서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체격’ 차이가 있다고는 하지만 다소 과도하게 늘린 듯한 EQS 보다 EQE 쪽이 더 안정적이고 균형 잡힌 느낌이다. 그리고 EQE의 전장 역시 결코 짧은 건 아니기에 부족함은 느껴지지 않는다.
실제 측면에서 바라본 AMG EQE는 보닛과 루프 라인, 그리고 차체의 후방이 매끄럽게 이어지는 모습이다. 여기에 깔끔하게 다듬어진 차체와 플러시 도어 캐치 및 AMG의 감성을 강조한 휠 등 화려함의 매력을 더하는 요소들도 충실하다. 덕분에 EQS 등에 비해 ‘평가절하’ 받을 부분은 딱히 드러나지 않는다.
가로로 길게, 그리고 고유의 실루엣으로 다듬어진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가 자리한 후면 역시 만족스럽다. 깔끔하고 곡선의 차체가 볼륨감을 강조하고, 깔끔하면서도 기능적인 하부의 디테일이 ‘고성능 전기차’가 갖춰야 할 덕목을 챙긴다. 짧지만 기능적인 리어 스포일러 역시 고성능 EV다운 모습이다.
화려하게 피어난 AMG EQE의 공간
메르세데스-벤츠는 전동화 시대를 준비하며 보다 화려하고 기능적인 공간의 연출을 과시하며 모두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AMG EQE 역시 이러한 기조를 반영했다. 랩어라운드 방식의 공간 구조에 큼직한 하이퍼 스크린을 얹었다. 특히 큼직한 디스플레이 패널을 전면 배치해 기술적인 가치를 높였으며 고급스러운 소재, 화려함을 과시할 수 있는 각종 디테일 및 앰비언트 램프 등을 꼼꼼히 챙겼다.
더불어 고성능 모델에 걸맞게 AMG 고유의 스티어링 휠을 더하고 페달 소재를 활용한 페달 등으로 ‘주행 경험’에 대한 기대감을 더한다.
디지털 클러스터와 센터페시아의 큼직한 디스플레이 패널은 기능의 만족감을 더한다. 제로 레이어를 기반으로 다채로운 기능을 손쉽게 누릴 수 있으며, 내비게이션은 물론이고 공기 청정 시스템, 마사지 기능 등 다채로운 기능을 손쉽게 다룰 수 있다.
우수한 기술의 매력, 직관적인 인터페이스 등 다양한 부분에서 높은 만족감을 선사하며 ‘브랜드의 격’에 걸맞은 부메스터 사운드 시스템 역시 차량 가치를 더한다.
넉넉한 체격을 갖춘 만큼 AMG EQE는 운전자는 물론 탑승자 모두에게 쾌적한 ‘탑승 경험’을 제공한다. 실제 1열 공간은 넉넉한 크기, 고급스러운 연출이 돋보이는 시트는 물론 넉넉한 헤드룸과 레그룸 또한 누릴 수 있다. 여기에 수납 공간이나 스마트 폰 등의 기기를 위한 부분도 만족스럽다.
이어지는 2열 공간 역시 기대 이상의 휠베이스를 바탕으로 넉넉한 탑승 경험을 누릴 수 있다. 엉덩이 시트가 조금 짧은 편이지만 전체적인 공간의 여유가 우수해 ‘패밀리카’로 사용하기에 손색이 없다. 다만 1열 및 2열 모두 ‘고성능 모델의 역동성’을 강조하는 디테일이 돋보이는 건 아니다.
특유의 실루엣으로 인해 적재 공간 협소할 것 같았지만 막상 트렁크 게이트를 들어 올리면 430L의 공간이 드러난다. 아주 넉넉한 공간은 아니지만 가족들의 여정을 소화하기에 부족함이 없고 기본적인 마감 역시 깔끔하다. 더불어 상황에 따라 2열 시트를 접어 다양한 상황에 능숙히 대응할 수 있다.
우수한 출력으로 이목을 끄는 AMG EQE
전동화 시대, 고성능 전기차들의 출력이 빠르게 치솟고 있다. AMG EQE 역시 이러한 흐름에 발 맞춰 ‘강력한 성능’으로 모두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브랜드가 밝힌 제원에 따르면 AMG EQE는 두 개의 전기 모터를 조합해 합산 출력 460kW의 풍부한 출력을 네 바퀴로 전달한다. 이를 환산하면 617마력에 이르며 최대 토크 역시 96.9kgm(950Nm)에 이른다. 게다가 부스트 모드 시 677마력(505kW)까지 치솟고 토크 역시 102kg.m까지 올라간다.
이러한 구성을 바탕으로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3.5초 만에 가속할 수 있으며 최고 속도는 240km/h에 이른다. 여기에 90.56kWh의 배터리를 통해 1회 충전 시 354km의 주행 거리를 제공한다. 참고로 공인전비는 3.3km/kWh다.
강력함과 쾌적함, 그리고 전동화
AMG EQE를 충분히 둘러본 후 본격적인 주행을 위해 도어를 열고 시트에 몸을 맡겼다. 넉넉한 공간, 그리고 화려한 디스플레이 패널이 주는 ‘고급스러운 매력’은 물론이고 AMG의 감성이 돋보이는 스티어링 휠의 ‘차량의 특징’을 고스란히 밝히는 모습이다.
내심 조금 더 강렬한, 혹은 역동적인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소재와 연출’이 더해졌으면 하는 바람도 들었지만 최근 메르세데스-벤츠, 그리고 AMG 브랜드가 선보이고 있는 감성을 고려한다면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모습이라 생각됐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AMG EQE는 말 그대로 강력한 성능을 자랑한다. 기본적인 출력도 우수할 뿐 아니라 부스트 시 터져 나오는 ‘성능의 매력’은 여느 고성능 전기차들과 비교를 하더라도 ‘우위’를 점하는 수준이다. 더불어 출력 전개의 매끄러움 역시 ‘격’을 드러낸다.
강력한 성능 덕분에 2.5톤이 넘는 공차중량에도 불구하고 언제든 만족스러운 가속 성능을 누릴 수 있고, 추월 가속, 고속 주행 등 다양한 영역에서도 ‘확실한 힘의 우위’를 누릴 수 있다. 최고 속도가 240km/h로 내연기관의 AMG 보다 낮은 편이지만 ‘부족함’은 없다.
더불어 고성능 EV의 감성을 잘 살려내는 사운드의 연출까지 더해져 ‘힘을 앞세운 주행’의 가치를 잘 드러낸다.
AMG EQE의 기반이 되는 EQE 350+에서 가장 큰 매력이었던 ‘회생 제동의 조율’ 역시 그대로 이어진다. 실제 회생 제동으로 인한 이질감을 비롯해 전체적인 ‘기능의 연출’ 등에서 우수한 모습을 보여준다.
여기에 상황에 따라 제동 정도를 조율하는 ‘인텔리전트 회생 제동’이 주는 만족감이 상당하다. 주행 상황 및 주변 차량을 감지하며 보다 최적의 제동으로 ‘주행의 리듬’을 유지하며 ‘주행의 만족감’을 대폭 끌어 올린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EQE가 EQS 대비 우수한 ‘밸런스’를 갖춘 차량이라 생각하는 부분은 비단 외형에만 한정된 것이 아니다. 실제 주행에서도 이러한 밸런스가 드러나며 이는 ‘AMG EQE’에서도 느낄 수 있다.
실제 AMG EQE는 ‘차량이 갖춰야 할 기본’을 확실히 챙긴 모습이다. 먼저 브랜드의 고급스러운 성격을 그대로 드러낼 수 있는 정숙성, 그리고 부드러움을 항시 챙기는 모습이다. 더불어 크고 무거운 차량에도 불구하고 ‘조향의 경험’도 매끄럽게 표현했다.
고성능 모델이라 한다면 조금 더 역동적이고 민첩한 반응, 그리고 그에 따르는 움직임을 기대할 수도 있다. 그러나 AMG EQE의 차량의 크기, 그리고 언제든 2열에 탑승자를 태울 수 있는 ‘차량의 성격’을 고려한다면 적정선을 잘 찾았다는 생각이 든다.
노면에 대한 대응 능력도 마찬가지다. 분명 여느 EQE에 비해 조금 더 긴장된 모습이긴 하지만 우수한 정숙성에 걸맞은 차분한 승차감이 드러난다. 전기차 특유의 견고한 차체 질감이 느껴지는 편이지만 일상적인 주행 및 장거리 주행의 스트레스를 능숙히 억제한다.
더불어 고성능 모델에 걸맞은 ‘대담함’ 역시 겸비했다. 드라이빙 모드를 바꿨을 때 보다 즉각적이고 기민한 출력 전개, 그리고 ‘두터운 힘’을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여기에 차체의 반응, 움직임 역시 한층 탄탄하고 일체감 있게 표현해 주행의 즐거움을 더한다.
다만 고려할 부분은 분명 존재한다. 체감되는 차량의 무게가 가볍다 하더라도 ‘절대적인 무게’의 부담이 큰 만큼 과격한 제동이나 연이은 조향 혹은 내리막 구간에서의 주행 등 ‘물리적 한계’가 느껴지는 순간이 분명 ‘운전자에게 위화감’을 주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절대적인 1회 충전 시 주행 거리나 3.3km/kWh의 공인전비 등 ‘효율성’의 영역에서도 배터리 용량, 그리고 ‘차량의 가격’을 고려한다면 조금은 아쉽게 느껴질 것 같았다.
좋은점: 우수한 패키징, 뛰어난 밸런스 그리고 성능
아쉬운점: 절대적인 무게가 주는 부담, 부족한 효율성
전동화 시대에도 이어질 AMG
어느 순간 AMG는 ‘메르세데스-벤츠의 일부’에서 ‘브랜드의 선봉’으로 자리를 옮겨왔다.
그 만큼 AMG 배지를 더 많은 차량에서 만날 수 있게 됐고, 어느새 전동화 시대에도 계보를 잇는 차량들도 연이어 등장하고 있다. 보는 시선에 따라 AMG가 너무나 쉽게 쓰이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 모르지만 적어도 AMG EQE는 ‘제대로 된 전동화 AMG’라 표현하기에 부족함이 없을 것 같다.
그렇게 AMG는 전동화 시대로 그 계보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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