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트럼프가 어떤 공약을 했을 때, 그가 실제로 그렇게 할 수 있다고 분명하게 인식해야 합니다.”
애덤 포젠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PIIE) 소장은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올해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미국의 인플레이션 재상승은 물론 세계 관세 전쟁이 불거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관세 10% 인상’ 등 트럼프 대통령의 과격한 공약이 현실화할 리스크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포젠 소장은 “2017년 취임 첫날 트럼프 전 대통령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서 즉각 탈퇴한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면서 “미국 대통령은 긴급 조치로 관세를 올릴 수 있고 의회가 법을 통과시키거나 법원에서 패소하지 않는 한 무기한으로 관세를 올릴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트럼프의 참모들이 이것이 진정한 계획임을 분명히 했고 이는 세계경제에 큰 해를 끼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포젠 소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세 전쟁’이 시작될 경우 세계경제에 연쇄적인 파장이 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가 최근 그 효과를 추산하고 있는데 미국 경제의 경우 1~2년 동안 3~4%의 추가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 “이는 미국 주식시장은 물론 한국 주식시장에도 큰 충격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구체적으로 포젠 박사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Brexit)’ 이후 영국에서 발생한 상황이 미국에서 재연될 가능성도 주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브렉시트 이후 영국은 그들 무역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유럽연합(EU)에 대해 쌍방 간의 관세를 올렸고 현재 추정치로 보면 지난 몇 년동안 영국 경제는 국내 총생산(GDP)의 4% 가량의 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연간 성장률을 1~1.5%로 추산할 때 이는 본질적으로 3년의 성장을 포기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세계은행(WB)이나 국제통화기금(IMF) 등 미국 주도 다자 기구들의 신뢰도 역시 크게 하락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포젠 소장의 판단이다. 포젠 소장은 올해 미국 대선을 좌우할 가장 큰 이슈로는 이민 문제를 지목했다. 그는 “(트럼프의) 국경에 관한 문제 제기들은 대부분이 말이 안 되는 거짓말이고, 경제에 해를 끼친다”면서도 “이는 유권자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불행하게도 조 바이든 선거 캠프 역시 이민 문제에 대해서는 트럼프 정부와 같은 포지션을 취해야 당선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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