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7일 방글라데시가 총선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이웃 국가인 인도가 선거 결과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방글라데시 내부에서는 집권당에 대한 불만이 있지만, 야당의 집권을 반기지 않는 인도는 셰이크 하시나 현 방글라데시 총리의 5선을 지지하는 상황이다. 하시나 총리가 인도에 우호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서다.
2일(현지시간) CNBC는 인도가 자국의 이익을 위해 방글라데시 총선에서 하시나 총리의 재집권을 응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하시나 총리는 지난 1996년 첫 당선 이후 인도와 우호관계를 유지하며 긴밀한 협력을 이뤄왔다. 인도에게 방글라데시는 단순한 이웃 국가가 아닌 북동부 국가의 안보에 중요한 전략적 파트너인 탓에 인도에 우호적인 정당의 집권이 중요하다. 인도는 북동부를 거쳐 방글라데시의 도로, 강, 기차 등을 이용해 상품을 운송하고 있다. 인도 본토에서 북동쪽으로 연결되는 해당 도로와 기차는 ‘닭의 목’이라고 불린다. 이 지역은 네팔과 방글라데시, 부탄 사이를 잇는 약 20km(12마일) 길이의 육로 통로를 말한다. 인도는 방글라데시와의 관계가 틀어질 경우 중국이 이 지역을 전략적으로 막을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중국과의 패권 경쟁 뿐만 아니라 힌두교 중심의 인도는 방글라데시 야당이 집권 시 확대될 무슬림의 영향력을 탐탁치 않아 한다. 지난 2001년 방글라데시 국민당(BNP) 등 지금의 야당 연합이 집권했을 때 이슬람 세력은 결집하며 하시나 총리 암살 시도와 각종 테러 행위들이 벌어졌다. 방글라데시 인구 중 다수가 이슬람교도이며 힌두교는 8%에 불과하다.
인도의 공개적인 집권당 지지에 방글라데시 야당 측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국민당 고위 지도자인 루풀 카비르 리즈비는 “인도는 특정 정당이 아니라 방글라데시 국민을 지지해야 한다”며 “인도의 정치인들은 방글라데시의 민주주의를 원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방글라데시 야당 측은 인도가 여론조사에 간섭해 여당에 힘을 실어준다는 비판도 가했다. 이에 대해 인도 외무부 대변인은 논평을 거부했다.
방글라데시 제1야당인 국민당은 하시나 총리에 사임과 함께 중립적 정부 하에서의 선거를 요청했으나 하시나 총리는 이를 거부했다. 이에 국민당이 선거 불참을 선언하며 보이콧함에 따라 하시나 총리의 연임이 유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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