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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 잠수함 설계도면, 대만에 유출

경찰, 전 직원 두 명 입건해 수사

관련자 대만 거주해 수사 난항





국가 안보와 직결된 잠수함 설계 도면이 대만으로 유출된 혐의가 드러나 경찰이 수사에 나선 것으로 3일 확인됐다. 해당 도면은 대만의 첫 자체 잠수함 ‘하이쿤’ 개발에 사용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 전 직원 A 씨 등 두 명을 기술 유출 혐의로 입건해 수사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대우조선해양에서 근무할 당시 설계 도면을 갖고 B 사로 이직했다. 이 과정에서 잠수함 설계도가 대만 측에 넘어간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유출된 도면은 대우조선해양의 수출형 잠수함 ‘DSME1400’ 모델로 알려졌다. 해당 잠수함은 국내 자체 기술로 2019년 인도네시아에 수출되기도 했다.

기술 유출 책임이 있는 잠수함 개발 컨설팅 업체 B 사도 수사 대상에 오른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대만 정부와 컨설팅 계약을 맺은 B 사를 통해 잠수함 기술이 유출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해군과 대우조선해양 출신 등이 설립한 B 사는 지난해 대만의 첫 자체 잠수함 ‘하이쿤’ 생산에 필요한 각종 부품 등을 정부 허락 없이 해외로 반출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1심 재판부는 지난해 8월 대외무역법 위반 혐의로 B 사 임원에 대해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B 사에 대해 벌금 10억 원을 선고했다. 당시 재판에서는 B 사의 기술 유출 혐의가 드러나지 않았지만 경찰의 추가 수사 결과 도면 유출 혐의가 포착됐다. 다만 B 사 직원 상당수가 대만에 거주하고 있어 경찰이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가 간 외교 문제로 비화할 수 있는 국가 방위 사업과 관련한 사건인 만큼 대만 정부의 협조를 구하기 쉽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B 사 측은 대만에 잠수함 도면을 넘기지 않았다며 혐의를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특히 중국과 적대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대만이 우리 기술을 통해 잠수함을 개발한 것이 확인될 경우 외교적인 마찰을 빚을 수 있다. 중국은 남중국해 영유권을 놓고 분쟁 중인 만큼 대만의 잠수함 개발 사업을 적극 견제하고 있다.

한편 대만은 2016년부터 최대 160억 달러(19조 128억 원)를 투자해 첫 자국산 방어형 잠수함인 ‘IDS’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9월 공개한 첫 잠수함 ‘하이쿤’ 1번함을 공개했고 ‘하이쿤’ 2번함 개발도 진행 중이다.

한화오션은 “국가핵심기술 보호에는 만전을 기하고 있으며, 재발 방지를 위해 국가정보기관 등과 상시적인 공조와 협업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며 “기술유출 사건과 관련해서는 과거 대우조선해양 시절을 포함해 범죄 관련자들에 대해선 단호하고 엄중한 책임을 묻고 사법처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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