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광주상공회의소 부회장을 맡고 있는 디케이 김보곤입니다. 먼저 찾아뵙고 인사드림이 도리인데 이렇게 지면을 빌어 안부를 여쭙게 된 점 혜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중략) 저는 광주상공회의소가 살아 숨 쉬는 경제단체로 회원들이 자긍심을 가질 수 있게 바꿔보고자 하는 소망을 오랫동안 가슴에 품고 있습니다. 단언컨대 감히 제가 막중한 책무를 짊어지고 광주상공회의소의 새로운 장을 꽃 피워 보겠습니다….”
2024년 갑진년을 광주상공회의소의 주인인 상공인 여러분이 푸른용처럼 힘차게 도약하는 해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담은 김보곤 디케이 회장의 손편지 내용 중 일부분이다. 김 회장이 지난 2023년 12월 26일 광주상공회의소 회원 1000여 명에게 보낸 장문의 3장 짜리 손편지가 회자가 되고 있다. 글자 하나하나 마다 그의 진정성이 담긴 메시지는 위기의 경제상황 속 광주상공회의소 회원들의 위상 강화를 위한 진정성에 묵직한 울림마저 주고 있다.
김보곤 회장은 오는 3월 제25대 광주상공회의소 회장 선거에 일찌감치 출사표를 던졌다. 지금까지 광주상공회의소 선거는 심각한 내홍에 휩싸이는 등 부작용도 속출했지만, 그의 진심어린 손편지는 상공인들의 마음을 하나둘씩 움직였다는 여론도 나온다.
광주상공회의소는 22대 회장에 호반건설 김상열 회장이 선출된 이후 23·24대 회장을 중흥건설 정창선 회장이 맡고 있어 건설업이 3대 연속 광주상의 회장직을 맡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차기 광주상공회의소 회장은 건설업이 아닌 제조업에서 맡아야 한다는 여론이 강하게 일고 있다. 현재 광주상공회의소는 건설업과 제조업 간 보이지 않은 싸움마저 일어나면서 회원 결속력은 갈수록 저하되고 있다.
이러한 여론을 의식한 듯 김보곤 회장은 손편지에서도 “전체 회원들을(광주상공회의소) 아우르고 대변하기 보다는 소수가 영향력을 행사하는 장으로 전락했다는 비판도 많이 받고 있다”며 “광주경제 생태계를 역동적으로 복원하고 광주상공회의소의 활력을 회복하기 위한 대전환이 필요하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경제계와 회원분들의 사이에서 분출되고 있다"고 적시했다. 그러면서 그는 꾹꾹 눌러 쓴 편지 안에 ‘섬김의 리더십’을 강조하며 차별화된 광주상공회의소의 미래 비전을 제시했다.
김보곤 회장의 손 편지를 받은 한 광주상공회의소 회원은 “1000명에 달하는 회원들에게 일일이 장문에 달하는 손편지를 보냈다는 사실을 알고 진심 어린 마음이 느껴졌다"며 “그동안 건설업과 제조업으로 양분되면서 분열이 일고 있는 광주상공회의소를 소통과 화합으로 이끌어 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김보곤 회장은 지난해 국립광주과학관에 어린이들의 과학진흥을 위한 후원금 1000만 원을 비롯해 나주시에 고향사랑기부금 기탁 등 꾸준히 지역 공헌활동을 해오고 있다. 올해로 창립 31주년을 맞은 디케이는 냉장고 세탁기 등 생활 가전부품과 정밀 프레스 금형, 공기청정기 가습기 등 스마트 에어가전 제품을 제작 생산하는 광주지역의 대표 강소기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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