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올 들어 첫 2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보이며 이른바 ‘산타랠리’를 이어가지 못한 가운데, 이른바 기술주 중심의 상위 7개사인 ‘매그니피센트7’의 약세가 미친 영향이 크다. 애플·마이크로소프트(MS)·아마존닷컴·구글 알파벳·메타·테슬라·엔비디아 등 이들 7개 종목은 작년 한 해 폭등을 뒤로 한 채 연말부터 연초까지 4일째 주가 하락 중이다. 특히 애플이 수요 부진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연초 들어 4% 이상 떨어진 영향이 컸다.
블룸버그통신은 ‘매그니피센트7’ 종목의 주가가 지난달 28일(이하 현지시간)부터 이달 3일까지 4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시가총액 3830억달러(약 501조원)가 사라졌다고 3일 보도했다. 이들 종목의 4일 연속 하락은 최근 한 달 사이에 처음 있는 일이다. 이 영향으로 나스닥100 지수도 4일째 내렸다. 스티브 소스닉 인터랙티브브로커스그룹 수석 전략가는 “랠리 이후 시장이 가라앉는 것은 지극히 정상적”이라며 “랠리에 활력을 불어넣었던 요인이 없다면, 이제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작년 랠리를 주도한 매그니피센트7 등 대형 기술주의 지속 상승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 종목은 S&P500 지수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0%에 달하며, 지수가 24% 오르는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들 빅테크 종목의 하락세를 이끈 건 연초 들어 4.6% 하락한 시총 1위 애플이다. 영국 투자은행(IB) 바클레이스는 주초 애플에 대한 투자 의견을 ‘비중 축소’로 하향하며 아이폰 수요 약세가 지속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테슬라의 경우 지난 4거래일 동안 8.8%나 떨어졌다. 지난해 4분기 판매량이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48만5000대를 기록했지만 경쟁사인 중국 비야디(BYD)가 52만6000대를 판매하며 분기 기준 1위를 빼앗긴 영향이다. WSJ는 “경쟁 심화보다 더 큰 문제가 테슬라의 수익성 악화”라며 신제품 사이버트럭이 출시 이후 마진을 떨어뜨릴 것이라는 전망을 전했다.
다만 아직 빅테크의 랠리가 끝났다고 말하기 이르다는 지적도 있다. 아마존닷컴·구글 알파벳·메타 등 다른 기업들의 주가는 여전히 최고치에 비하면 낮은 상태라 더 올라갈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소스닉 수석 전략가는 빅테크 기업들이 탄탄한 기술을 내놓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돈이 되는 기술을 지속적으로 선보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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