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우승해야죠. 제 커리어에 메이저 챔피언이라는 타이틀을 다는 게 목표입니다.”
우승은 없었어도 빛나는 한 해를 보낸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스타 임성재(26·CJ)는 “올해 반드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겠다”고 다짐했다. 몰입하면 아무것도 안 들릴 정도로 뛰어난 집중력을 자랑하는 그는 올해 메이저 우승 타이틀에 집중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PGA 투어 2024시즌을 위해 출국하기에 앞서 경기 용인의 수원CC 연습장에서 만난 임성재는 “제 자신이 봐도 대단한 것 같다”며 지난해를 돌아봤다. 2022~2023시즌 9차례 톱 10에 입상하며 한국 선수 최초로 5년 연속 플레이오프(PO) 최종전 투어 챔피언십에 진출한 그는 “PGA 투어에서는 우승도 중요하지만 꾸준해야 확실히 인정을 해준다. 언젠가는 치고 올라갈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임성재는 지난해 9월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김시우·조우영·장유빈과 함께 남자 골프 단체전 금메달과 개인전 은메달을 획득했다. 자신에게도 ‘90점’이라는 높은 점수를 준 그는 “PGA 투어는 한 시즌에 대회가 많지만 아시안게임은 딱 한 번밖에 기회가 없다. 네 명이 모두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쳤다”며 “결과적으로 원했던 금메달을 획득해서 너무 행복했다”고 했다.
임성재는 한 번 몰입하면 무아지경에 빠질 정도로 집중력이 좋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경기에 몰입하면 아예 아무것도 안 들릴 정도로 집중하곤 했다”며 “지난해에는 그런 순간이 찾아오지 않아 아쉬웠던 부분이 있다. 하면 안 되는 실수가 많았다”고 말했다.
4일(현지 시간) 미국 하와이주 카팔루아 리조트 플랜테이션 코스(파73)에서 막을 올린 개막전 더 센트리 대회를 시작으로 새 시즌에 돌입한 임성재는 올해 통산 세 번째 우승이라는 목표에만 집중할 생각이다. 그는 “올해는 꼭 우승을 하고 싶다. 매년 1승씩 쌓아 제 커리어 내에 통산 10승을 채우는 게 목표”라며 “커리어에서 가장 큰 목표는 메이저 우승이고 투어 챔피언십에도 6년 연속 출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메이저 중에서도 2020년 준우승을 차지했던 마스터스가 가장 우승에 가까운 대회라고 볼 수 있다. 임성재도 “가장 우승하고 싶은 대회는 마스터스다. 코스에 대해서는 네 번을 쳐서 잘 아는데 기회가 올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며 “다른 선수들을 보면 큰 대회에서 우승한 뒤 업그레이드되는 걸 볼 수 있다. 저도 메이저 타이틀을 얻은 뒤 한 단계 성장하고 싶다”고 욕심을 내비쳤다.
임성재의 또 다른 목표는 2024 파리 올림픽 금메달이다. 세계 랭킹 27위인 임성재는 나라별 상위 2명에게만 주어지는 올림픽 출전권을 확보할 가능성이 크다. 2021년 열린 도쿄 올림픽에서 공동 22위에 그쳤던 그는 “도쿄에서는 실력을 발휘하지 못해 아쉬웠다. 파리 대회에 나가게 된다면 나라를 대표해 꼭 금메달을 따고 싶다”고 했다.
PGA 투어 6년 차에 접어든 임성재는 자신의 뒤를 따라올 후배들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미국 무대에 도전하고 싶다면 빨리 오는 게 낫다. 다만 도전하려면 모든 걸 다 버린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며 “저는 일본에서 뛰다가 미국으로 바로 갔는데 실패하면 일본 투어 시드를 잃는 상황이었다. 일본에서 번 상금을 모두 쏟아부을 생각으로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고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LIV 골프 이적 가능성에 대해서는 “저는 돈보다 명예를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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