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디아 고는 잘 알려져 있다시피 장타자가 아니다. 그런 까닭에 페어웨이우드나 하이브리드 클럽 사용 빈도가 상대적으로 높다. 지난달 미국 플로리다주 네이플스의 티부론 골프클럽에서 열린 그랜트 손턴 인비테이셔널은 리디아 고의 롱 게임이 빛을 발한 대회였다.
남녀 한 쌍이 팀을 이룬 이 대회에서 리디아 고는 제이슨 데이와 함께 출전해 3라운드 합계 26언더파 190타를 합작하며 1타 차로 우승했는데, 리디아 고는 대회 내내 고감도의 페어웨이우드나 하이브리드 샷을 선보였다. 특히 최종일 파5 17번 홀에서 리디아 고의 두 번째 샷이 예술이었다. 이 홀에서 리디아 고는 홀까지 208야드 남은 상황에서 페어웨이우드 샷을 핀 2.5m 거리에 붙여 가볍게 버디를 추가했다. 이 버디 덕에 리디아 고와 데이는 1타 차 단독 선두로 나섰고 18번 홀에서 파를 지켜 우승을 했다. 파트너인 데이는 우승 후 “리디아 고의 뒷심을 알았기 때문에 가장 스트레스가 없었던 우승이었다”고 했다.
리디아 고의 스윙 코치를 담당하는 이시우는 리디아 고의 롱 게임 비결을 ‘손과 몸통의 견고한 연결’에 있다고 했다. 이번 그랜트 손턴 인비테이셔널을 앞두고 이시우가 미국으로 날아가 손을 본 부분이기도 하다. “리디아 고의 우드나 하이브리드 스윙을 보면 예전에는 클럽이 내려오는 공간이 좁았어요. 이 때문에 손목을 사용하고 몸통 회전도 제한을 받았죠. 이런 단점을 없애기 위해 백스윙 톱 포지션을 높이면서 클럽을 내릴 때는 여유 공간을 확보하도록 했어요.” 클럽이 길수록 팔과 몸통이 견고하게 연결돼 유기적으로 움직여야 하고, 그러자하면 공간이 충분해야 한다는 게 이시우의 설명이다.
두 장의 사진은 그랜트 손턴 인비테이셔널 최종일 마지막 18번 홀에서 리디아 고가 하이브리드 클럽으로 두 번째 샷을 날리는 장면이다. 손과 몸이 따로 놀지 않고 함께 돌아가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아마추어 골퍼들이 또 하나 참고할 만한 모습은 그립과 시선이다. 그립을 자세히 보면 살짝 내려와 있다. 또 클럽이 지나간 직후에도 시선은 여전히 볼이 있던 곳을 향하고 있다. 거리 욕심을 내려놓고 정타에 포커스를 두고 있음을 그립과 시선이 대변해 주고 있다.
PROFILE
출생: 1997년 | LPGA 투어 데뷔: 2014년 | 소속: 하나금융그룹
주요 경력: LPGA 투어 통산 19승(메이저 2승)
2023년 그랜트 손턴 인비테이셔널 우승(남녀 혼성 이벤트 대회)
2022년 시즌 3승, 올해의 선수
2021년 도쿄 올림픽 동메달
2016년 리우 올림픽 은메달
2015년 에비앙 챔피언십서 메이저 첫 우승, 올해의 선수 및 상금왕
2014년 시즌 3승, 신인왕
2012년 CN 캐나다 여자오픈서 아마추어 신분으로 LPGA 첫 우승
[서울경제 골프먼슬리]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