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유영(19)이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이후 극심한 부진을 털고 제78회 전국남녀 피겨스케이팅 종합선수권대회 겸 국가대표 2차 선발전 쇼트 프로그램에서 '깜짝' 2위를 차지했다. 이로써 국가대표 복귀 가능성도 한층 높였다.
유영은 6일 경기도 의정부 실내빙상장에서 열린 대회 여자 싱글 쇼트 프로그램에서 기술점수(TES) 37.10점과 예술점수(PCS) 31.86점을 합쳐 총점 68.96점을 받아 신지아(69.08점·영동중)에 이어 2위에 올랐다.
한국 피겨 여자 싱글의 간판으로 오랜 기간 활약해 온 유영은 베이징 동계올림픽(6위), 2022 세계선수권대회(5위)에서 정점을 찍었으나 부상과 부진한 성적으로 하향세를 보였다.
그는 지난 시즌에 열린 국가대표 1차 선발전과 2차 선발전에서 각각 11위에 그치며 태극마크까지 반납하고 말았다. 유영은 2023-2024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시니어 그랑프리 2개 대회에 자비로 출전했지만 각각 11위, 8위에 그치기도 했다. 지난달 열린 차기 시즌 국가대표 1차 선발전에서도 185.29점으로 8위에 머물렀다.
그러나 유영은 이번 대회 쇼트프로그램을 2위로 마치며 부활의 날갯짓을 보였다.
그는 7일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프리스케이팅 경기 결과에 따라 다음 시즌 국가대표 복귀와 3월에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 출전까지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세계선수권대회는 2023년 7월 1일 기준 만 16세 이상의 선수들이 출전할 수 있고 연령 제한을 받지 않는 이번 대회 상위 3명의 선수에게 출전권이 주어진다.
다음 시즌 여자 싱글 국가대표는 총 9명이 선발되며 국가대표 1, 2차 선발전 합산 점수로 가려진다.
이날 유영의 연기는 흠 잡을 데 없었다.
그는 첫 연기 과제인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 두 번째 과제인 더블 악셀을 모두 깔끔하게 처리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그는 플라잉 카멜 스핀과 레이백 스핀을 모두 레벨 3로 처리하며 가벼운 몸놀림을 보였다.
마지막 점프인 트리플 플립은 어텐션(에지 사용주의) 판정이 나왔으나 흔들리지 않았다.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과 스텝시퀀스를 모두 최고 난도인 레벨 4로 수행하며 경기를 마쳤다.
쇼트프로그램 1위는 대회 2연패를 노리는 신지아가 차지했다. 신지아는 마지막 점프인 트리플 러츠를 뛰다 착지에서 흔들리며 기대한 만큼 점수를 얻진 못했다.
3위 자리는 68.43점을 받은 이해인(세화여고)이 올랐다.
앞서 열린 남자 싱글 경기에선 차준환(고려대)이 기술점수(TES) 52.42점, 예술점수(PCS) 44.09점, 총점 96.51점을 받아 2위 이시형(85.06점·고려대), 3위 김현겸(79.44점·한광고)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차준환은 7일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프리스케이팅에서 대회 8연패에 도전한다. 그는 휘문중에 재학 중이었던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이 대회 7연패를 달성했다. 이번 대회 최종 3위 안에 들면서 세계선수권대회 출전권도 따냈다.
차준환은 사실상 태극마크를 확보했다. 대한빙상경기연맹은 지난달에 열린 국가대표 1차 선발전 점수와 이번 대회 점수를 합산해 남자 싱글 5명의 선수에게 차기 시즌 국가대표 자격을 부여하는데, 차준환은 1차 선발전에서 2위와의 점수차를 20점 이상 벌리며 우승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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