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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AI 경쟁 불 지핀 ‘CES 2024’…투자·인재·기술 총력 대응 나서야


9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하는 세계 최대 전자·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4’는 인공지능(AI) 주도권을 둘러싼 글로벌 각축전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일상을 파고드는 AI 혁명의 시작점인 올해 CES는 AI 시대의 기업 생존 여부를 판가름할 기준점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국에서도 삼성전자·LG전자·현대차·SK 등 총 500여 개 기업이 참가해 AI가 바꿔놓을 미래상을 선보일 예정이다.

오픈AI의 챗GPT발(發) 생성형 AI 혁명은 이미 경제는 물론 사회·안보 패러다임을 뒤흔드는 혁신적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미래 성장의 열쇠를 쥔 것도 AI다. 올해 전미경제학회(AEA)에 참석한 석학들 사이에서는 AI를 통한 생산성 혁신이 성장을 가를 핵심 변수라는 지적이 잇따랐다. 국가의 미래 경쟁력이 달린 만큼 AI 주도권을 둘러싼 주요국들의 경쟁은 갈수록 더 치열해지고 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미국의 민간 AI 투자는 지난해 568억 달러(약 74조 7500억 원), 올해는 681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의 투자액도 2025년 356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영국·프랑스·인도·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 등도 AI 산업 지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영국 매체 이코노미스트는 국가 대항전으로 비화한 AI 경쟁을 빗대 ‘AI 국가주의 시대’가 열렸다고 분석했다.

한국은 지난해 영국 데이터 분석 업체가 평가한 글로벌 AI지수에서 62개국 중 6위를 차지했다. 선방은 했지만 만족할 수준은 아니다. 민간 투자와 인재 경쟁력 순위는 각각 18위, 12위에 그쳤다. 또 다른 글로벌 컨설팅사가 매긴 아시아태평양 국가 AI 준비 순위에서는 일본에도 밀려 12개국 중 4위에 머물렀다. ‘IT 강국’이라는 명성에 취해 AI 경쟁에서 뒤처지고 있다는 진단을 부인하기 어렵다. 획기적 도약이 없으면 우리는 자칫 AI 기술 종속국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



글로벌 AI 무한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기업들의 노력만으로는 역부족이다. 정부와 국회가 AI 산업의 중요성을 절감하고 전방위 지원을 서둘러야 한다. AI 남용의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한편 AI 투자 활성화와 인재 육성, 초격차 기술 개발을 위한 총력 대응에 나서 AI 대전환의 흐름을 주도해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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