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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의협 “의사 부족 주장은 가스라이팅” 기득권 지키려는 억지 논리다


대한의사협회 등이 6일 토론회를 열어 ‘가스라이팅(심리 조작)’ ‘통계 조작’ ‘카르텔’ 등 거친 말을 쏟아내며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방침을 비판했다. 의사협회의 싱크탱크인 의료정책연구원을 이끄는 우봉식 원장은 주제 발표를 통해 “(여권이)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참패해 대통령 책임론이 나오자 곧바로 의대 정원 확대를 발표했다”며 정부가 정치적 고려에 의해 정책을 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보다 의사 수가 부족하다는 정부의 설명은 ‘가스라이팅’, 이를 제시한 연구 보고서는 ‘통계 조작’이라는 궤변을 폈다. 그는 “보수 우파 정권인데 진보 좌파의 정책이 쏟아지고 있다”며 “좌우를 오가며 한자리씩 한 사람들이 카르텔을 이뤄 대통령의 눈과 귀를 가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황당한 주장들이 쏟아진 것은 기득권 지키기에 나선 일부 의사들의 도를 넘은 행태다. 의사가 부족하다는 객관적 사실을 밝힌 것을 가스라이팅으로 규정한 것은 억지 주장일 뿐 아니라 의대 증원을 찬성하는 대다수 국민들의 의사를 외면한 것이다. 지금 한국은 한의사를 제외한 의사 수가 인구 1000명당 2.12명으로 OECD 회원국 중 꼴찌 수준이다. 의사 부족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은 명백한 현실이다. 특히 소아청소년과·산부인과 등 필수 의료 분야의 인력 부족은 이미 한계상황을 넘어섰다.

인구 1000명당 의사 수가 OECD 회원국 평균(3.66명)에 비해 훨씬 모자라는데도 의대 정원이 2006년 이후 3058명으로 묶여 있는 현실은 전혀 상식적이지 않다. 최근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이 전국 성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89.3%가 의대 정원 확대에 찬성한다고 밝힌 것은 이런 비상식을 바로잡으라는 국민의 명령이나 다름없다. 그런데도 의협은 저출산으로 인구 감소가 예상되는 40년 후를 거론하며 “2063년이면 인구 1000명당 의사 수는 OECD 평균을 넘는다”며 변화를 가로막으려 하고 있다. 의사협회는 의대 정원 증원에 대한 ‘나 홀로 반대’ 투쟁을 접고 필수·지방 의료 붕괴를 막기 위한 구체적 해법을 내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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