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사진)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마약을 복용해왔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이를 목격한 사람 등을 인용해 7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머스크는 이를 부인했다.
보도에 따르면 머스크는 사적인 파티에서 향정신성의약품 LSD(리서직산디에틸아마이드), 코카인, 엑스터시, 환각버섯 등을 종종 복용해왔다. 머스크 측근들은 현재 52세인 머스크가 특히 케타민을 지속적으로 복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실 머스크의 마약 복용 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WSJ은 지난해 7월에도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머스크가 우울증 치료용이나 파티장에서의 유흥을 위해 케타민을 복용했다고 보도했다. 머스크는 2018년 9월에는 코미디언 조 로건의 팟캐스트에 출연해 진행자로부터 마리화나를 받아 한 모금 피우는 모습을 보여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머스크는 이 행동으로 연방 정부 조사와 함께 약물검사를 받았다.
WSJ은 머스크의 마약 복용으로 테슬라 등 그가 소유한 회사 이사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머스크는 테슬라와 스페이스X,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X(옛 트위터) 등 6개 회사를 관할하고 있다. 마약을 지속적으로 복용하는 머스크가 비합리적인 경영판단을 내려 회사에 해를 끼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테슬라 이사진이었던 린다 존슨 라이스가 2019년 임기 종료 후 재임을 노리지 않고 이사회를 떠난 배경에도 머스크의 변덕스러운 행동 외에 약물 복용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고 WSJ은 전했다.
당장 머스크의 불법 약물 복용은 스페이스X와 연방정부의 계약을 위태롭게 할 수 있다. 현재 미국 정부와 스페이스X는 140억달러 이상 규모의 물품·용역 계약을 맺고 있다. 연방계약법은 정부와 계약을 맺은 회사가 마약없는 직장 문화를 조성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회사는 불법 약물을 남용했을 때 계약 자격을 잃을 수 있다.
머스크의 마약 복용 의혹은 테슬라, 스페이스X의 지배구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양사 모두 회사 정책으로 불법 약물 사용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머스크의 약물 복용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주주들의 이익을 보호해야 하는 이사회도 이를 마냥 지켜볼 수만은 없다.
다만 머스크의 변호인인 알렉스 스피로는 "머스크는 스페이스X에서 정기적으로 또는 불시에 약물검사를 받았고 검사를 통과하지 못한 적이 없었다"고 반박했다. 머스크 역시 X에 "로건과의 마리화나 흡입 이후 나사 요구를 받아들여 3년간 불시 약물검사를 해왔지만 약물이나 알코올은 미량도 검출되지 않았다"고 의혹을 부인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