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 경우 미국에 대한 흑자규모가 큰 아시아 국가들에 대한 공세적 무역정책과 함께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가 폐기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싱크탱크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의 여한구 선임위원과 앨런 울프 방문연구원은 지난 5일(현지시간) ‘2024년 인도·태평양 경제협력 심화’란 제목의 글에서 “미국 대선 결과가 세계 정치 지형의 주요 변수”라며 “일본과 한국 등 주요 중견국들이 IPEF가 세운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협력을 심화하는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 재선시 미국이 자국 이기주의로 돌아서 아시아를 향한 무역전쟁이 시작되고 IPEF가 가동하지 못하는 상황을 막기 위해서 중견국들이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한다는 의미다.
IPEF는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의 경제적 영향력이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해 지난 2022년 미국의 주도 아래 14개국이 참여한 다자 경제협의체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아이오와주 유세에서 대선 승리 시 IPEF를 즉각 폐기하겠다고 선언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2탄으로 돌아왔다”며 “아시아에 대한 아웃소싱을 3배로 늘리는 기존 TPP보다 더 최악”이라고 비판했다.
현재 IPEF는 청정경제 분야에서 합의를 이끌어냈으나 무역 분야에서는 논의가 정체돼있는 상태다. 여 위원과 울프 위원은 “만약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돼 미국이 IPEF에서 빠지더라도 지난 2017년 미국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에서 탈퇴한 후 일본이 주도적 역할을 맡은 것처럼 중견국들이 주인 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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