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총통선거가 불과 나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중국군이 올해 들어 연일 대만 인근 해상과 상공에 군용기와 군함을 띄우고 의문의 풍선을 보내는 등 군사적 압박을 계속하고 있다.
9일 타이완뉴스 등 현지 언론들은 대만 국방부 발표를 인용해 대만 주변 공역과 해역에서 전날 오전 6시에서 이날 오전 6시 사이 인민해방군 소속 군용기 10대, 군함 4척이 포착됐다고 전했다. 대만군이 올해 들어서만 주변 공역 및 해역에서 포착한 인민해방군 군용기와 군함은 각각 67대, 36척에 이른다.
이날 포착된 인민해방군 군용기 중 J-16 전투기 2대는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 서남 공역에 진입했다가 중국 쪽으로 되돌아가기도 했다. 다만 이들 군용기가 대만해협 중간선까지 침범하지는 않았다고 대만 국방부는 전했다. 대만해협 중간선은 1954년 12월 미국과 대만 간 상호방위조약 체결 후 1955년 미 공군 장군인 벤저민 데이비스가 중국과 대만의 군사적 충돌을 막기 위해 선언한 비공식 경계선이다.
또한 대만 국방부는 중국에서 날아온 것으로 보이는 풍선 4개가 대만 해협 중간선을 넘어서 나타났다고 전했다. 이들 풍선은 각각 전날 오전 11시 53분, 오후 1시 58분, 오후 7시 36분, 오후 8시 24분께 북부 지룽 지역 서쪽 117해리(약 216.6㎞), 남부 핑둥 서북쪽 155해리(약 287.0㎞), 지룽 지역 서남쪽 170해리(약 314.8㎞), 지룽 지역 서남쪽 172해리(약 318.5㎞) 지점에 나타났다. 이들 풍선은 동쪽으로 이동하다가 같은 날 오후 1시 7분, 오후 4시, 오후 10시 24분, 오후 9시 43분께 사라졌다고 국방부는 설명했다.
중국 측은 대만 상공에서 포착되는 풍선이 기상관측 목적이며 계절풍을 타고 표류했을 뿐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반면 대만과 서방 일각에서는 이 풍선이 중국에서 띄운 이른바 ‘정찰 풍선’일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한다. 이를 통해 안보 불안을 조성함으로써 총통 선거에서 독립 성향 후보에게 불리한 국면을 만들려는 의도라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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