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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과 여행을 동시에…세계는 ‘디지털 노마드’ 유치 경쟁

각국서 ‘워케이션 비자’ 발급 확산

에콰도르·스페인 등 38개국 운영

한국도 올해부터 시범 운영 돌입

1년이상 체류로 관광·경제 활성화

IT 등 고소득 인력 치열한 확보전

정부는 해외 원격근무자들이 국내에서 관광을 즐기며 장기체류할 수 있는 '디지털 노마드(워케이션)' 비자를 올해부터 시범 운영한다. 사진은 인천 무의도의 워케이션 시설 모습. 사진 제공=관광공사




30대 미국인 피터는 지난 주말 갈라파고스섬을 다녀왔다. 이번 주말에는 명산인 코토팍시산을 등반할 예정이다. 미국 IT 대기업 소속인 그는 지난해부터 에콰도르에서 근무하고 있다. 에콰도르 정부로부터 ‘디지털 노마드(워케이션) 비자’를 발급받아서다. 인터넷이 미국 내에 비해 다소 늦긴 하지만 생활비가 저렴하고 레크레이션을 마음껏 즐길 수 있다. 미국 본사와 시간대가 같은 것도 장점이다.

노마드(유목민)처럼 세계를 여행하면서 원격으로 일하는 고소득 인력을 자국 내로 끌어들이기 위한 디지털 노마드 비자 유치전이 치열한 가운데 우리나라도 올해 본격적으로 참전했다. 디지털 노마드 비자는 전통적인 취업비자와 달리 소득원이 본국에 있어 여행국가 내국인들과 일자리를 두고 경쟁을 하지는 않는 반면 여행국가에서 소비성향은 높다.

10일 문화체육관광부가 비자가이드월드를 집계한 바에 따르면 지난해 7월 기준 ‘디지털 노마드 비자’ 시스템을 운영 중인 나라는 에콰도르를 비롯해 도미니카·케이맨제도·그리스·스페인·조지아 등 38개국에 달했다. 신청자의 소득과 근로 형태, 거주지, 재산, 신원 등을 감안해 발급하며 1년 이상의 장기 체류, 면세 혜택, 근무 공간 정보 등을 제공한다.

과거 중남미의 서인도제도 국가나 남태평양 섬나라들이 발급하던 이 비자는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주요 국가들에 확산 되고 있다. 일과 여가의 균형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원격근무가 확산되면서 ‘워케이션’이 늘어나고 있다. 아예 근무지를 외국으로 옮기려는 수요에 대해 주요 여행국가들이 적극 나선 것이다. 워케이션은 업무의 워크(Work)와 휴가를 뜻하는 베케이션(Vacation)을 합친 용어로, 휴가를 보내면서 재택근무나 원격 근무로 업무를 병행하는 방식을 뜻한다.

워케이션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는 양양 /사진 제공=양양




에콰도르는 월 1275달러(약 168만원) 이상의 해외소득이 있고 범죄 이력이 없는 신청자에게 최대 2년까지 자국에 머무를 수 있는 디지털 노마드 비자를 발급하고 있다. 스페인은 월 2400달러(약 316만원) 이상의 소득과 학사 이상의 학력, 건강증명서 등이 있는 경우 비자를 발급하게 된다.

물론 디지털 노마드 체류 국가에서 소득을 올리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소득세 등 대부분의 세금은 면제다. 해당 국가들은 이들이 체재하면서 소비를 확대하고 일하기 좋고 여행하기 좋은 이미지를 알리는데 도움이 되길 바라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올해부터 디지털 노마드 비자 시범 운영에 들어갔다. 지난달 29일 법무부는 소득이 한국의 전년도 1인당 국민총소득(GNI)의 2배 이상인 외국인의 신청에 대해 디지털 노마드 비자를 발급한다고 밝혔다. 이 경우 신청자의 연 소득은 8500만원(월 708만원) 이상이 돼야 한다. 아시아에서는 대만과 말레이시아, 두바이에 이어 4번째 디지털 노마드 비자 발급 국가가 됐다.

다만 10일 현재 비자 신청은 아직 없다고 법무부 측은 전했다. 관광업계에서는 디지털 노마드 비자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소득수준을 더 낮춰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한 한국이 일하거나 쉬기에 좋은 지역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규렬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연구위원은 “우수 인력을 유치하고 관광과 경제를 활성화할 기회가 될 수 있다”며 “비용과 이점을 신중하게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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