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의 대(對)중국 수출 의존도가 35% 수준으로 크게 낮아져 2002년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세계의 시장으로 꼽히는 중국 시장의 수요가 줄어든 데다 대만 집권당 민주진보당의 대중 수출 비중을 낮추겠다는 기조가 영향을 미쳤다.
9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대만 재정부의 발표를 인용해 “대만의 지난해 대중(홍콩 포함) 수출액이 전년 대비 18% 감소한 1522억 달러(약 201조 원)를 기록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전체 수출 규모에서 대중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년(38.8%) 대비 3.6%포인트 낮아진 35.2%에 그쳤다. 이 기간 전체 수출 총액은 전년 대비 9.8% 감소한 4324억 달러(약 570조 원)를 기록했다.
대만의 대중 수출 의존도는 2000년대 중반 이후 40% 안팎을 유지해왔기 때문에 35% 수준으로 떨어진 것은 이례적이다. 가장 큰 요인은 중국 시장의 광범위한 수요 침체다. 중국의 소비심리는 지난해 11월 최저치를 나타냈다.
여기에 더해 미중 갈등과 양안 갈등도 영향을 미쳤다. 미중 갈등 심화로 대만 기업들이 주요 서버나 반도체 등 생산지를 중국 밖으로 옮기면서 수출 물량이 줄어들었다는 평가다. 동시에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이끄는 민진당 정권도 강경한 탈중국 방침을 내세우고 있어 수출국 다변화에 적극적이다. 총통 선거에서 민진당의 라이칭더 후보가 당선될 경우 대중 의존도를 낮추는 방향으로 드라이브가 걸릴 가능성이 높다.
반면 같은 기간 유럽 수출 비중은 2.9% 증가한 422억 달러(약 55조 원)를 기록했고 미국의 경우 1.6% 늘어난 762억 달러(약 100조 원)로 집계됐다. 생성형 인공지능(AI)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고성능 서버 등 컴퓨팅 인프라 부문의 수출이 증가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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