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0일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로 주택 공급을 확대하는 내용 등을 담은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다. 정부가 발표한 ‘국민 주거 안정을 위한 주택 공급 확대 및 건설 경기 보완 방안’에 따르면 준공된 지 30년이 지난 아파트들은 안전진단 없이 바로 재건축 절차에 들어갈 수 있게 된다. 재건축 패스트트랙 도입으로 서울의 경우 신속통합기획까지 적용하면 재건축 사업 기간이 최대 5~6년가량 단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재개발 시작 기준인 노후도 요건도 기존의 3분의 2에서 60%로 완화된다. 또 올해와 내년에 신축 소형 주택과 지방의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를 구입할 경우 세금 산정 시 주택 수에서 제외해주기로 하는 등 수요 측면의 규제 완화 방안도 내놓았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경기 고양시에서 열린 민생 토론회에서 “주택을 여러 채 보유했다고 해서 징벌적으로 과세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는 부동산 대책을 26차례나 내놓았지만 외려 집값 폭등만 초래했다. 재건축을 주택 가격 상승의 주범으로 낙인 찍고 안전진단 문턱을 높이는 바람에 공급 부족으로 집값을 치솟게 하는 실책을 저질렀다. 또 다주택자를 부도덕한 사람으로 몰아세우면서 종합부동산세 등 ‘세금폭탄’을 퍼부었지만 집값은 잡히지 않았다. 그런 측면에서 규제 철폐와 공급 확대에 방점을 찍은 이번 1·10 부동산 대책의 큰 방향은 바람직하다. 재건축·재개발 활성화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로 위기에 처한 건설 업계의 숨통을 터주는 역할도 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1·10 대책이 속도를 내기 위해서는 국회의 협조가 필요하다. 특히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발목을 잡지 말아야 한다. 이번 대책 가운데 법 개정이 뒤따라야 하는 사항이 많다. 안전진단 완화 등 재건축 절차 조정을 위해서는 도시정비법을 개정해야 한다. 국회에서 개정안이 통과돼야 시행이 가능한 것이다. 종부세와 양도세 등 부동산 관련 중과세를 완화하기 위해서도 세법이 개정돼야 한다. 재건축 사업의 걸림돌로 지적되는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추가 완화도 마찬가지다. 민주당은 이날 ‘부자 감세’ ‘투기 조장’이라며 부동산 규제 완화 정책에 대해 비판했다. 민주당은 문재인 정부 당시 부동산 정책 실패로 국민들에게 고통을 준 과오를 반성하고 부동산 시장 정상화를 위해 협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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