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가 하비에르 밀레이(사진) 대통령 취임 이후 강한 반중·친대만 노선 움직임을 보이자 중국이 불쾌감을 드러내고 있다.
10일(현지 시간) 라나시온 등 아르헨티나 일간지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주재 중국대사관은 한미일 3국의 인도태평양 대화에 대해 반발하는 내용이 담긴 8일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의 언급 일부를 전날 밤 공식 소셜미디어에 게시했다. 마오닝 대변인은 당시 “대만은 중국 영토에서 뗄 수 없다. 대만 문제는 전적으로 중국 내정에 관한 사안”이라며 “해협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열쇠는 ‘하나의 중국’ 원칙의 유지”라고 주장했다.
이를 두고 대만 측과 밀착하는 듯한 행보를 보이는 아르헨티나 정부를 겨냥한 ‘경고’라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클라린 등 현지 언론 보도를 통해 디아나 몬디노 외교장관이 지난해 12월 셰마오흥 아르헨티나 주재 대만 무역대표와 회동했다고 알려진 점이 중국을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르헨티나 외교부는 장관과 대만 측 대표 간 실제 만남 여부 등 사실관계를 확인해주지 않았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아르헨티나의 대(對)중국 외교 변화 가능성은 국제사회의 주요 관심사 중 하나다. 밀레이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러시아와 중국 등 공산주의자와는 교류하지 않을 것”이라고 여러 차례 호언장담했기 때문이다. 그는 취임 직후 중국 주도 신흥국 협의체인 브릭스(BRICS) 가입도 철회했다.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전 대통령이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 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에도 참여하는 등 중국과 긴밀하게 교류한 것과 대조적이다. 중국이 아르헨티나와 맺었던 65억 달러(약 8조 5000억 원) 규모의 통화 스와프를 중단한 것과 관련해서도 하비에르 밀레이 행정부의 이러한 행보에 대한 보복성으로 해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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