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안데스산맥 주변 아마존 지역에서 2000여년 전 번성했던 도시의 흔적이 발견됐다.
과학 학술지 '사이언스'는 아마존 상류 고대 도시 유적을 확인한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센터(CNRS) 스테팡 로스탱 교수 연구팀의 연구 논문을 11일(현지시간) 온라인에 발표했다.
에콰도르 우파노 강 동쪽 산기슭서 확인된 이곳에서는 기원전 300~600년 전후부터 사람이 살았을 것으로 연구팀은 추정했다.
해당 논문 초록에서 연구팀은 "현장 조사와 라이다(LiDAR) 분석을 통해 광장과 도로가 특정 패턴을 따라 모여 있고, 광범위한 농업용 배수로 및 큰 폭의 직선 도로가 얽힌 문명화한 풍경을 찾아냈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는 6000개 이상의 토분(흙더미) 위에 세워진 주거용 및 종교의식용 건물이 배수로가 있는 농경지로 둘러싸인 구조다.
연구팀에 따르면 가장 주목할 만한 특징은 수십㎞에 이르는 복잡한 도로 시스템이 여러 부락을 연결해, 마치 커다란 지역 규모의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는 점이다.
도로망은 매우 정교한 수준인데, 가장 큰 도로는 폭 10m, 길이 10~20㎞에 달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이는 최근 멕시코와 과테말라 고대 마야 유적지에서 주목받는 도시 시스템과 비견할 만하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로스탱 교수는 영국 BBC방송에 "우리가 알고 있는 아마존의 다른 어떤 유적지보다 오래된 곳"이라며 "문화와 문명에 대한 서구 중심 사고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것을 웅변한다"고 말했다.
논문 공동 저자인 고고학자 앙투안 도리슨(프랑스 파리1대학)은 "유적지에서 최소 1만명에서 최대 3만명의 주민이 거주했을 것"이라며 "이는 로마 시대 런던 추정 인구와 비슷한 규모"라고 말했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고고학자 호세 이리아르테(영국 엑서터대)는 정교한 조직적 노동 시스템이 엿보이는 유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AP통신에 "돌로 집을 지은 잉카인과 마야인과는 달리 아마존에서는 구하기 힘든 돌 대신 진흙으로 집을 지었다"며 "아마존을 흔히 소수가 모여 사는 자연 그대로의 황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는데, 최근의 발견은 (이 지역 사람들이) 더 복잡한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었다는 걸 방증한다"고 강조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