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증권시장에 상장된 주식의 전체 시가총액(달러화 기준)이 중국 상하이증권거래소를 넘어서며 3년 반 만에 아시아 1위로 올라섰다. 한때 높은 경제성장률에 기반해 투자금이 몰리던 중국이 경기 불확실성과 투자 리스크 등으로 주춤한 사이 해외투자자들이 기업 개혁을 기대하며 일본으로 눈을 돌리는 모양새다.
11일 일본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주식의 시가총액은 917조 엔(약 8307조 원)으로 전일 대비 1.5% 늘어 사상 최대치를 연일 경신했다. 달러화 환산 시 6조 달러를 훌쩍 넘는 수치다. 이날 닛케이지수도 1990년 2월 이후 33년 11개월 만에 처음으로 3만 5000을 넘어서며 3만 5049.86에 마감됐다.
반면 중국 상하이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주식의 시가총액은 8200조 원에 그쳤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내리막을 걷던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전날 2020년 5월 이후 최저치인 2886.65로 떨어진 상태다. 다만 상하이와 홍콩·선전거래소를 더한 전체 중국 증시 규모는 아직 일본을 앞서고 있다. 일본과 중국 증시의 희비가 엇갈린 것은 양국에 대한 해외투자가들의 기대감 차이 때문이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부터 자국 상장 기업에 자본 효율 개선과 주주 친화 정책을 요구해왔다. 일본의 기업 개혁 전망에 지난해 해외투자가들은 일본 주식 3조 1215억 엔어치를 순매수했다. 이는 2013년 이후 10년 만에 최대 규모다.
중국 경제를 둘러싼 불안감에 중국 시장에서 이탈한 투자금이 일본으로 유입되는 상황도 일본 증시의 성장을 뒷받침한다. 해외투자가들은 투자 위험도로 인해 중국 주식 보유 지분을 줄이고 있다. 외국인의 지난해 8월 중국 주식 순매도액은 896억 위안(약 1조 8400억 엔)으로 2014년 이후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