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0일 총선을 앞두고 제3지대 신당 창당이 속도를 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에서 탈당한 ‘원칙과 상식’은 14일 창당 발기인대회를 갖고 ‘미래대연합(가칭)’ 창당을 선언했다. 이들은 발기취지문에서 “기득권 정치는 국민들마저 증오와 적대의 싸움터로 몰아넣고 있다”면서 대화와 협력의 정치를 강조했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도 “혐오와 증오의 양당제를 끝내야 한다”면서 ‘새로운 미래(가칭)’ 신당 창당을 앞두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이준석 개혁신당(가칭) 정강정책위원장, ‘원칙과 상식’의 김종민 의원과 만나 제3지대 연대 방안을 논의했다.
제3지대 세력은 기득권 타파와 다당제 민주주의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지만 기성 정당과 차별화된 새로운 비전과 노선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다만 현 정치권에 대한 실망에 기대면서 ‘반윤(반윤석열)·반명(반이재명)’의 기치만 높이 내세웠을 뿐이다. 13일 이 전 대표의 지지자들 행사에서 피습 당한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겨냥해 ‘목에 칼빵을 맞았다’는 막말이 나온 것은 단적인 사례다. 이래서는 폭력적이고 저급한 언동이 횡행하는 ‘1인 정당’으로 전락한 민주당의 한계를 뛰어넘기 어렵다. 총선에서 불거질 공천 갈등을 우려해 신당 행보에 나섰다는 부정적인 시각도 넘어야 할 과제다. 오직 정치 생명을 연장하기 위해 신당을 창당하고 이합집산을 거듭한다면 역대 선거 때마다 등장했던 ‘총선용 떴다방’ 신세를 면치 못할 것이다.
여야 정치권은 당리당략에 빠져 무한 정쟁과 포퓰리즘 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거대 양당이 민생은 외면하고 기득권만 챙기니 정치 혐오는 커지고 부동층만 늘어나는 것이다. 제3지대도 새 정치에 대한 청사진 없이 공천 지분과 주도권을 놓고 싸우는 구태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국민의 냉혹한 심판을 피하기 어렵다. 유권자의 선택을 받으려면 정치공학적 합종연횡에서 벗어나 대화와 타협을 중시하는 의회민주주의를 복원하고 국민의 삶을 책임지는 미래 지향적 가치 중심의 정당을 만드는 데 앞장서야 한다. 여야는 물론 제3세력은 진흙탕 정쟁을 멈추고 미래 비전과 가치, 정책을 놓고 경쟁을 벌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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