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15일부터 임시회를 열고 계류 중인 민생·경제 법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여야는 이달 25일과 다음 달 1일 각각 본회의를 열기로 했지만 이른바 ‘쌍특검법’ 재표결 여부를 두고 팽팽히 맞서고 있어 경제 현안 처리가 뒷전으로 밀릴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임시국회에서는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대장동 개발사업 ‘50억 클럽’ 뇌물 의혹에 대한 쌍특검법이 핵심 쟁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우리 경제 상황은 정치 공방으로 허송세월을 보낼 만큼 녹록지 않다. 이미 연초부터 경제에는 비상등이 켜진 상태다. 수출이 선방하고 있지만 세계 경제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어 얼마나 지속될지 장담하기 어렵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과 과도한 가계부채, 고금리 장기화로 소비와 투자 등 내수는 바닥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중동 지역 전운까지 겹쳐 대외적 불확실성은 날로 커져 가고 있다. 기업들은 험난한 경제 여건에 대응하느라 투자마저 줄이는 등 하루하루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성장의 불씨를 살려나가려면 국회가 경제 살리기 법안을 신속히 처리함으로써 우리 경제의 막힌 혈을 뚫어줘야 한다. 가장 시급한 사안은 50인 미만 중소사업장에 법 적용을 2년 유예하는 중대재해처벌법 개정안 처리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애매모호한 조항과 처벌 위주의 기조로 산재 예방 효과를 거두지 못한 채 자칫 범법자만 양산할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83만 명이 넘는 50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의 생사와 직결된 문제인 만큼 법 전면 시행일인 27일 이전에 반드시 개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
수출 효자로 부상한 K방산을 뒷받침하기 위해 수출입은행의 법정 자본금을 늘리는 수은법 개정안, 대형마트의 새벽 배송을 허용하는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 비대면 진료를 제도화하는 의료법 개정안 등도 여야가 머리를 맞대 하루빨리 결론을 내야 할 사안이다. 이번 1월 임시회는 4월 국회의원 총선거 이전에 열리는 21대 국회의 마지막 임시회가 될 가능성이 높다. 21대 국회가 그동안 미뤄온 민생 법안을 처리해 유종의 미를 거두기를 국민은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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