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사에서는 ‘카르다쇼프 척도’를 통해 현재 우주에서 지구의 문명수준은 3단계 중 아직 1단계에도 도달하지 못한 ‘0.75’라는 것을 알아봤습니다.
러시아의 천문학자 니콜라이 카르다쇼프가 고안한 ‘카르다쇼프 척도’는 원래 3단계(유형3)까지였지만 미국의 물리학자인 미치오 카쿠 박사가 그 이상의 문명을 제안했죠.
일본계 미국인인 카쿠 박사가 3단계 이상의 문명에 대한 이론을 고안한 것은 한 어린 학생에 의해서입니다.
카쿠 박사가 영국 런던의 천문대에서 강연을 한 적이 있었는데 당시 그는 카르다쇼프 척도 3단계까지 설명을 했죠.
강연이 끝난 후 한 어린 남학생이 카쿠 박사를 찾아와 “4단계 문명도 있어야 하지 않느냐”고 말했습니다. 이에 카쿠 박사는 학생에게 “우주에는 행성과 별, 은하가 있으며 모든 환경은 이것들로부터 만들어 진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런데 이 학생은 “‘연속체’의 에너지를 이용하는 문명이 있을 수 있다”며 자신의 생각을 강하게 주장했습니다. 이에 카쿠 박사가 곰곰이 생각해보니 우주에는 암흑 에너지도 있으니 그 학생의 말이 맞을 수 있다고 느꼈습니다.
이후 카쿠 박사는 4단계(유형4)부터 6단계(유형6)까지 고안했는데요, 지난 기사에서 살펴본 3단계도 어마어마한 수준인데 그 이상은 어떨까요?
카쿠 박사가 확장한 우주의 문명 4단계는 다중우주가 존재한다는 가정 아래 우주 한 개의 에너지를 모두 사용하는 문명입니다. 이 단계에서부터는 에너지 단위가 무의미합니다. 다중우주론은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우주 외에 또 다른 우주가 존재한다는 이론입니다.
5단계는 여러 다중우주의 에너지를 사용하는 문명입니다. 다른 우주를 옆 동네 가듯 드나들며 그 엄청난 에너지를 다루는 수준으로 우주 몇 개를 식민지화 할 수 있는 문명입니다. 인류가 만약 이런 5단계에 이른다면 우주의 종말이 와도 다른 우주로 옮겨가 불멸을 누릴 수 있죠.
6단계는 모든 다중우주의 에너지를 사용하는 수준입니다. 이는 다중우주를 모두 지배하는 것으로 신의 경지라고 보면 됩니다. 6단계에 이르면 현재 우주의 물리법칙을 넘어 그 법칙을 변형하거나 아예 새로운 법칙까지 만들어낼 수 있는 수준으로 우주의 인과율까지 바꿀 수 있습니다. 인과율이란 ‘원인은 시간적으로 결과보다 앞선다’는 뜻입니다. 유리컵에 충격을 가하는 것은 원인이고 그 유리컵에 깨지는 게 결과라는 것입니다.
카쿠 박사가 제안한 문명은 ‘오메가 문명’이라고도 말하는데 아직 우리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수준입니다. 그런데 그가 내세운 4~6단계는 카르다쇼프 척도를 설명할 때 포함시키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4단계부터는 그 존재가 불확실한 다중우주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논의하는 것 자체가 의미가 없기 때문이죠.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