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13일 치러진 대만 총통 선거에서 라이칭더 당선인이 승리하자마자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관계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라이 당선인은 대만을 방문한 미국 대표단과 면담하며 ‘반중 친미’ 행보를 본격화했으나 중국은 관영 매체를 통해 라이칭더가 도발하면 “경제·군사·외교적 압력을 가하겠다”고 압박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라이 당선인은 15일(현지 시간) 타이베이를 찾은 미국의 비공식 대표단과 민주진보당 본부에서 만나 “대만은 차이잉원 총통이 건설한 기반 아래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계속 수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라이 당선인은 미국의 지지에 감사를 표하며 “미국이 대만을 계속 지지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비공식 대표단은 제임스 스타인버그 전 미국 국무부 부장관과 스티븐 해들리 전 국가안보보좌관으로 구성됐으며 대만 주재 미국대사관 역할을 하는 로라 로젠버거 미국재대만협회(AIT) 회장이 이끌었다.
해들리 전 보좌관은 차이잉원 총통과도 만나 “대만 국민은 신성한 한 표를 통해 민주주의와 자유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다시 한 번 국제사회에 보여줬다”고 말했고 차이 총통은 “우리는 대만과 미국과의 관계가 지속해 발전하기를 희망한다”고 화답했다.
총선 직후 미국 대표단이 대만을 찾아 친미 성향의 라이 당선인과 차이 총통에게 대만과의 관계 강화를 언급한 것은 차기 정부에도 대만을 향한 지원을 이어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침묵하던 중국 관영 매체들은 대만은 물론 미국을 싸잡아 비판하며 경고 메시지를 내놓았다.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장원성 샤먼대 대만연구원 부원장은 “라이칭더가 양안 관계에서 도발을 계속한다면 본토는 경제·군사·외교적 전선에서 압력을 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 부원장은 “라이칭더의 선거 승리가 미래 대만해협에 더 많은 위험과 불확실성을 가져다줄 수 있지만 대만 문제를 해결할 주도권은 여전히 중국 본토에 있다”며 “라이칭더가 레드라인을 넘으면 본토는 대만 문제를 완전히 해결할 힘과 의지를 모두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글로벌타임스는 “미국은 대만 분리주의자들이 양안 분쟁을 촉발할 ‘트러블 메이커’가 되지 않기를 원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대만이 중국에 대응할 도구가 되기를 바라므로 양안 관계가 더 가까워지고 훈풍이 부는 것도 보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신창 상하이 푸단대 미국연구센터 부주임의 발언을 통해 미국이 양안 문제에 간섭하지 말 것을 경고하기도 했다.
앞서 14일 이집트를 방문 중인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은 기자회견에서 “대만 독립은 대만 동포의 안녕을 위협하고 중화민족의 근본적 이익을 훼손하며 대만해협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파괴하는 끊어진 길이요, 죽음의 길”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은 총통 선거가 끝난 이날에도 대만을 향한 군사적 압박을 이어갔다. 이날 대만 자유시보는 대만 국방부 발표를 인용해 전날 오전 6시부터 이날 오전 6시까지 대만군이 대만 주변 공역과 해역에서 인민해방군 소속 군용기 6대와 군함 4척을 각각 포착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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