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의 친(親)이란 반군 후티가 홍해에서 그리스 화물선을 또다시 미사일로 공격했다. 홍해를 지나는 상선들이 연일 위협을 당하자 미국은 세 번째 대응 조치에 나선 데 이어 후티를 테러단체로 다시 지정하기로 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후티는 16일(현지 시간) 홍해 남쪽 예멘 앞바다에서 그리스 화물선을 미사일로 타격했다. 후티는 성명을 내고 “우리 해군이 반복적으로 사격을 경고했지만 선박은 응답을 거부했다”며 “이에 선박을 목표로 작전을 수행했다”고 밝혔다. 영국 해상 보안업체 암브레이에 따르면 해당 선박인 ‘조그라피아호’는 가자지구 분쟁 이후 이스라엘을 방문한 전력이 있으며, 화물을 싣지 않고 수에즈 운하로 향하다가 피격 후 항로를 바꿨다.
미국은 후티의 도발에 대응한 세 번째 공격에 나섰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우리는 후티 반군에 몇 차례의 추가적인 저강도 보복 공습을 감행했다”며 “오늘 발사 태세를 갖춘 예멘 반군의 탄도 미사일에 대한 공격이 있었다”고 말했다. 로이터 등 외신은 미군이 상선 타격 태세를 갖춘 미사일 4기를 요격했다고 전했다. 후티는 전날에도 미국 회사 소유의 벌크선 ‘M/V지브롤터이글호’을 겨냥해 4발의 미사일을 발사했다.
미국은 홍해에서 상선을 지속적으로 위협하고 있는 후티를 테러단체로 재지정할 계획이다. AP통신은 이날 미국 행정부 당국자 등을 인용해 “미국 정부가 후티를 외국테러단체(FTO·Foreign Terrorist Organization)로 다시 지정하기로 했다”며 “이를 17일 공식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후티는 전임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 임기 종료를 앞둔 2021년 1월 테러단체로 지정된 바 있다. 그러나 이후 출범한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인도적 위기를 겪는 예멘에 원활하게 구호품을 지원하기 위해 같은 해 2월 테러단체 지정을 해제했다. 테러단체로 지정하면 후티에 물질적인 지원을 제공하는 게 금지되지만 미 국무부는 이번에는 인도적 지원을 제한하는 등 통상 테러단체 지정에 따르는 조치를 취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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