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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까지 男 이공계 ‘우위’…청년 IT 취업지원 사업, 女 참여 30%뿐

고용부 K-디지털 트레이닝 사업 면면 보니

女 참여 30%…男, 대학부터 IT 진출 발판

이미 취업난·경단녀…女 고용시장 ‘약자’

해외선 학교부터 취업까지 정책 지원 ‘대조’

17일 오후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한 채용정보박람회를 찾은 취업준비생들이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정보기술(IT) 분야 취업을 돕는 정부 지원 사업에서 여성 참여율이 남성에 비해 너무 저조한 현상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 ‘남성이 이공계를 주도한다’는 인식이 여전한 가운데 정부도 이 인식을 바꿀 적극적인 정책적 개입을 하지 않는다는 방증이다. 이 상황은 여성이 남성 보다 취업문이 좁고 경력단절에 놓이는 악순환을 만들 수밖에 없다.

17일 한국노동연구원이 고용노동부의 정책연구 의뢰로 작성한 ‘여성의 경제활동촉진 및 평등한 일터조성을 위한 중장기 발전방연 연구’에 따르면 고용부가 2020년 11월 시작한 K-디지털 트레이닝은 여성 참여율이 30%대에 머물고 있다. 이 사업은 청년을 IT 인재로 육성해 취업을 돕는 대표적인 훈련지원사업으로 2025년까지 18만명 참여를 목표로 한다. 1인당 지원예산만 평균 약 700만원이다.

K-디지털 트레이닝의 저조한 여성 참여율은 훈련 분야별로 보면 극명하다. 예를 들어 2021년 8월 말 기준 산업용 로봇제어 분야는 112명 훈련생 가운데 여성이 5명(4.5%)에 불과했다. 56명이 훈련받는 로봇시스템 인터그레이터도 여성 참여율이 10.7%에 그쳤다.



이는 대학부터 일터까지 IT분야에 남성이 여성보다 활발하게 진출한 우리 사회 구조에서 기인한다. 2011년부터 2020년까지 4년제 대학 졸업자 중 남성 공학 전공자는 30%대 후반인 반면, 여성 공학 전공자는 10%대 초반에 머물고 있다. K-디지털 트레이닝 신청자도 남성이 여성을 크게 웃돈 것이다.

우려는 앞으로 IT는 고용 시장을 잠식한다고 볼 정도로 일자리가 늘어난다는 점이다. 고용부가 작년 개최한 ‘제4차 신기술 인력수급 포럼’에서 발표된 ‘신기술 인력수급 전망’에 따르면 작년부터 2027년까지 4대 미래기술 분야에서만 신규 인력이 약 6만명 필요하다. 여성 입장에서는 고용 시장의 이공계 남성 우위 구조 탓에 앞으로 더 많은 일자리 기회를 잃을 수 있는 셈이다. 이미 우리 사회의 여성은 남성 보다 취업문이 좁고 처우가 열악한 상황에서 출산과 육아로 인한 경력단절이 심각해 고용 취약계층이 됐다.

보고서는 남여 IT 교육과 취업 격차를 줄여나가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예를 들어 영국 정부는 2019년부터 여학생을 대상으로 한 컴퓨터공학 교육인 ‘컴퓨팅에서의 젠더 균형’을 시행했다. 전국 550개 학교 내 1만5000명 여학생이 대상이다. 독일은 이미 여성의 인터넷 참여율을 남성과 맞추고 대학의 정보공학 관련학과 여학생 비중을 40%까지 올렸다. 보고서는 “여성의 대학 진학률이 남성과 동등해진 상황인 만큼 성별 직종분리는 완화될 것”이라면서도 “영국, 독일의 여러 사례를 참고해 여학생의 IT 친화성 제고 사업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고용부 관계자는 “K-디지털 트레이닝은 어떠한 성별 제한 없이 신청자만을 판단한다”며 “훈련생의 여성 참여율은 2020년 33.7%에서 작년 35.1%로 개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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