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생겨서 짜증난다"며 같은 반 동급생을 수차례 괴롭힌 여중생이 형사처벌을 받게 됐다. 통상적으로 학교폭력은 소년 보호 사건으로 처리되지만, 법원이 소년법상 보호 처분만으로 가해자를 교정할 수 없다고 판단하면서다.
17일 뉴스1에 따르면 지난 1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7단독(함현지 판사)은 폭행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15)양에 대해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소년보호처분으로 그 성행(性行)을 교정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검찰에 따르면 A양은 서울의 한 중학교에 다니던 2022년 6~8월 사이 같은 반 학생인 B양에게 고의로 어깨를 부딪히는 ‘어깨빵’ 형태의 폭력을 5~6차례 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같은 해 9월에는 교내 체육관에서 B양이 다가오자 "오지 말라"며 얼굴을 밀쳤고, 교실에서 후드티셔츠 모자를 머리에 쓴 채 엎드려 있던 B양의 뒤통수를 아무 이유 없이 내리친 것으로 파악됐다.
뿐만 아니라 A양은 실습수업 중 B양이 "줄을 서달라"고 하자 "니가 못 생겨서 짜증나", "처음부터 마음에 안 들었어"라고 말하는 등 다른 학생들 앞에서 모욕한 혐의도 함께 받는다.
A양은 재판 과정에서 학폭 혐의를 모두 부인하며 "B양이 이미 정신질환을 앓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A양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혐의를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 A양이 다른 학생들과 무리 지어 다니며 B양을 때리고 모욕적인 발언을 했다는 목격자들 공통된 증언과 구체적이고 일관된 B양의 진술 등이 근거가 됐다.
재판부는 "피고인 A양은 지금까지 자기 잘못을 인정하고 피해자 B양에게 사과할 기회가 많았었음에도 학폭위원회와 가정법원을 거쳐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피해자를 비난하기에만 급급했다"고 질타했다.
아울러 재판부는 A양 어머니인 C씨의 태도도 지적했다. C씨는 피해·가해 학생 진상 조사 과정에서 학폭위 담당교사를 자기 딸 협박 혐의로 고발하고, 수사기관 및 동급생 부모들과 대화 과정에서 B양의 가정사나 정신건강 등을 비난한 것으로 전해졌다. C씨는 또 B양을 학교폭력, 강제추행 등으로 형사고소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고소 사건은 무혐의 등으로 종결됐지만 B양은 2차 가해에 시달린 끝에 학교를 휴학한 상태다.
재판부는 "피고인 모친 행위를 피고인 책임으로 돌릴 수는 없겠으나 전혀 반성하지 않고 피해자를 비난하는 피고인 태도가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의 주된 원인이 되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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