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아이폰·아이패드 앱에서 유료 결제 시 앱스토어 내부에서만 할 수 있도록 한 ‘인앱 결제’ 외에 다른 결제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게 허용하기로 했다. 하지만 애플은 앱 개발자가 앱스토어 대신 외부 결제 시스템을 이용할 때도 최대 27%에 이르는 수수료를 징수한다는 계획이라, 애플의 실적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개발자 입장에서는 ‘반쪽짜리 승리’라는 반응도 제기된다.
미 대법원은 16일(현지시간) 애플과 게임 ‘포트나이트’ 개발사 에픽게임즈가 앱스토어 결제 방식을 두고 각각 제기했던 상고를 상호 기각했다. 이에 따라 작년 4월 미 캘리포니아주 제9순회 항소법원이 내린 2심 판결이 확정됐다. 에픽게임즈는 애플의 앱스토어 결제 시스템이 반독점법 위반이라며 2020년 소송을 냈고, 법원은 주요 쟁점 대부분에서 애플의 정책이 반독점법을 위배하지 않는다고 판결했다. 다만 앱스토어 외부의 결제 시스템을 허용하지 않는 것은 경쟁을 제한한다며 에픽게임즈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경제전문방송 CNBC 등에 따르면 애플은 이 같은 결과에 따라 앱 개발사가 앱 내부에 신용카드 번호 등 결제 정보를 입력할 수 있도록 외부 링크를 제공하는 것을 허용할 방침이다. 외부 링크를 이용하고자 할 경우에는 애플의 새로운 프로그램인 ‘인타이틀먼트’를 통해 신청해야 한다.
하지만 애플은 앱스토어 외부 결제를 이용한다 해도 개발사에 결제 건당 27%의 수수료를 받는다는 계획이다. 인앱 결제 수수료율이 30%였던 것과 비교하면 큰 차이가 없다. 이에 팀 스위니 에픽게임즈 최고경영자(CEO)는 “반경쟁적인 수수료를 부과함으로써 가격 경쟁을 무력화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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