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의 작가가 세계 최초로 미술관에서 여는 전시라 개막부터 주목받았는데, 경복궁 담벼락에 스프레이로 낙서한 ‘경복궁 낙서범’ 때문에 뜻하지 않게 더 주목받은 전시가 있다.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 4길 대림미술관에서 ‘MSCHF: NOTHING IS SCARED’(미스치프: 성역은 없다)라는 제목으로 3월 31일까지 열리는, 일명 ‘미스치프’ 전시다.
미스치프는 대중문화와 사회적 모순을 장난기 가득한 아이디어로 풍자해 관심받고 있는 아티스트 그룹이다.
그런데 국내에서는 경복궁 낙서범이 지난달 20일 자신의 블로그에 “미스치프가 말하는 짓궂은 장난을 치고 싶었다. 나는 예술을 한 것뿐이다”라고 적은 것을 통해 한 번 더 주목을 받았다. 게다가 지난해 11월에 모자와 양말 각 1000개를 진열한 ‘MSCHF Wholesale’이라는 제목의 작품에서 진열된 모자를 훔쳤다가 미술관 측에 신고를 당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다시금 대중의 이목을 끌었다.
이렇듯 다방면으로 핫한 미스치프 전시회는 4개의 섹션, 총 71개의 작품으로 구성돼 있다. 서울경제신문 아트 뉴스 큐레이션 아트씽은 이 중 꼭 봐야 할 세 작품을 골라봤다.
◇Severed Spots 시리즈 = 3만 달러를 주고 구매한 데미안 허스트의 유명 작품인 ‘Spot Painting’을 칼과 자를 이용해 작품 속 점들을 하나하나 잘라 88개의 점들을 따로 판매한 게 특징이다. 하나의 점들을 각각의 액자 속에 넣어 전시한 작품이 ‘108 Spots’, 점들을 잘라내고 남은 뼈대가 ‘108 Holes’다.
◇ Museum of Forgeries = 앤디 워홀의 ‘Fairies’라는 작품을 2만 달러에 구매해서 999번 복제하고, 원본과 함께 전시한 작품이다. 종이와 잉크 등 모든 것을 원본과 똑같이 복제해 어느 그림이 진짜 원본인지 알기가 어려워 진짜 앤디 워홀의 작품일 가능성이 있다는 수식어도 붙는다.
◇ Spot's Revenge = 노란 로봇 등에 수많은 총이 장착된 작품이다. 다리가 달린 노란 로봇의 이름이 Spot(스팟)으로, 이 작품은 ‘Spot’s Rampage’라는 미스치프의 프로젝트에서 시작됐다. 로봇을 조종하는 사람에 따라 로봇이 얼마나 위협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지 경각심을 주기 위한 프로젝트로, 구매한 스팟의 등 뒤에 페인트 총을 장착해 사람들은 원격 조종으로 스팟을 움직여 이곳저곳에 페인트 총을 쏠 수 있었다. 그런데 스팟을 만든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미스치프가 로봇을 폭력을 조장하는 방식으로 스팟을 사용한다며 미스치프를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그리고는 미스치프의 스팟 로봇을 원격으로 비활성화시켜 사용할 수 없도록 막았다. 그래서 미스치프는 더이상 움직이지 않는 스팟 로봇을 추모하기 위해 스팟에 등 뒤에 더 많은 총을 붙여서 전시했고, 스팟에 ‘Spot's Revenge’라는 이름을 붙였다.
더 많은 사진과 자세한 이야기는 서울경제신문 아트 전문 유튜브 채널 아트씽(Art Seeing)에서 확인할 수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