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의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과반 압승으로 마무리된 가운데 그가 백악관에 재입성하면 한국 사회에서 독자 핵보유에 대한 지지가 늘어날 수 있다고 미국 전문가들이 전망했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빅터 차 한국 석좌와 앤디 임 연구원은 16일(현지시간) CSIS 홈페이지에 게시한 글에서 "11월 (대선에서) 트럼프가 승리한다면 북한의 도발을 감소시키는 결과를 낳을 수 있지만, 역설적이게도 독자 핵무기 보유에 대한 한국내 지지 확산으로 연결될 수 있다"고 밝혔다.
차 석좌 등은 "트럼프는 (재집권시) 아마도 김정은과 다시 친구가 될 것이고 북한의 (핵·탄도미사일) 테스트 중단을 위해 (한미연합) 군사 훈련의 중단을 제안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들은 또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 자세와, 미국 본토에 대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위협을 미국 동맹국(한일)에 대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위협으로부터 분리하려는 그의 의지는 미국 확장억제(핵우산)의 신뢰성을 떨어뜨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하면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의 국빈 방문 당시 한미가 합의한 워싱턴 선언과 한미 핵협의그룹(NCG) 창설 등 미국의 핵우산 제공과 관련한 바이든 행정부 성취의 실행을 지연시킬 수 있다고 필자들은 전망했다.
이들은 이어 "트럼프의 주한미군 등 동맹국 주둔 미군 철수 대한 집착은 미국의 안보 공약에 대한 신뢰성을 떨어뜨릴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북한의 도발과 미사일 훈련 속도가 느려지더라도 한국 국민과 정책 부문 엘리트들 사이에서 '핵무기를 가져야 한다'는 요구가 늘어날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한편 차 석좌 등은 자체 집계 결과를 토대로 북한이 미국 선거가 열리는 해에 도발을 강화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2012년 집권 이후부터 2022년까지 미국의 대선 또는 중간선거가 열린 해(선거 당해 연도 1월1일부터 그 이듬해 대통령 연두 연설때까지 집계)에 북한의 미사일 발사 등 도발 횟수가 연평균 19회였다고 소개했다. 이는 전임 김정일 국방위원장 정권 시절에 연평균 4회 도발했던 것에 비해 4.5배 이상 증가한 것이라고 차 석좌 등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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