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가 올 1분기 매출 성장세가 탄탄한 궤도에 다시 올라설 것으로 전망하며, 올해 연간 자본지출 규모도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금융시장에서는 TSMC 주가가 인공지능(AI) 수요 증가에 따른 반도체 업황 회복의 기대감에 따라 좋은 실적이 예상되면서 추가로 오를 동력을 확보하리라는 전망을 내놓는다.
블룸버그통신은 18일 TSMC가 올 1분기 매출을 180억~188억 달러 선으로 전망했다고 보도했다. 시장 전망치인 182억 달러와 비교하면 최대 8% 높은 수치다. 또한 올해 자본지출 규모도 최대 320억 달러로 전년대비 20억 달러 끌어올리기로 했다.
국제반도체산업협회(SIA)에 따르면 글로벌 반도체 산업 매출이 지난해 11월에 전년동기대비 5.32% 증가하며 15개월만에 플러스로 전환하는 등 업황이 회복 조짐을 보이는 상태다. TSMC도 작년 4분기 순이익이 시장 전망을 웃도는 2387억 대만달러를 기록했다. 웨이저쟈 TSMC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우리는 바닥을 쳤다. 올해 ‘건전한 성장’ 궤도로 복귀를 기대한다”며 “올해 매출 성장률이 20% 초중반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TSMC 주가를 바라보는 시장 안팎의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TSMC는 1년 이상의 재고조정 기간을 거친 뒤 글로벌 반도체 산업의 회복세에 힘입어 주가를 끌어올렸다. 지난해 9월의 저점대비 12% 올랐으며, 같은 기간 시가총액은 590억 달러가 늘었다. 실적 발표를 앞두고 미국 투자자들의 콜옵션 주문도 늘었다.
하지만 2년 전 기록한 사상 최고가 대비 여전히 15%가량 낮기 때문에 추가적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는 평가다. TSMC의 대표적 고객사인 엔비디아가 AI 열풍 속에 사상 최고가를 계속해서 경신했던 점도 긍정적 요소다. 아미르 안바르자데 아심메트릭스 전략가는 “AI 반도체 시장 지배력을 고려할 때 TSMC가 마침내 주목받게 될 것”이라며 예상보다 좋은 실적과 저평가된 주가로 인해 상승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대만 총통 선거 결과는 별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찰스 셤 블룸버그인텔리전스 분석가는 “민진당과 라이칭더의 승리는 대만 정부의 반도체 중심 경제 성장 전략이 지속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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