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후보 물질 ‘ABL001’ 등의 임상 결과가 잘 나와 내년, 내후년부터 로열티를 받게 되면 더 이상 기술이전에 의존하지 않아도 됩니다. 최근 트렌드인 항체약물접합체(ADC) 개발에서는 링커·약물 기술을 보유한 기업과의 새로운 파트너십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298380) 대표는 8~11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JPMHC)’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이미 수차례 기술이전으로 독자적인 이중항체 플랫폼의 경쟁력을 입증한 이 대표는 이제 새로운 사업 단계에 들어서고 있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이중항체란 한 번에 두 항원을 동시 타깃하는 기술이다.
이 대표는 “3~4년 전 JPMHC에서는 글로벌 빅파마를 10곳 만났다고 자랑하기도 했지만 올해는 예년에 비해 파트너십 숫자를 줄였다” 며 “이제는 우리가 원하는, 좀 더 의미있는 논의를 할 수 있는 소수의 파트너를 만나 깊은 논의를 하는 단계”라고 소개했다.
특히 에이비엘바이오는 최근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부상하는 ADC 개발에서도 새로운 형태의 파트너십을 구상하고 있다. ADC는 암세포 표면 항원과 결합하는 항체(유도장치)와 약물(폭탄)을 링커로 연결해 암세포를 ‘정밀 타격’하는 차세대 항암 기술이다. 이 대표는 “단순 공동 개발보다는 링커 기술이나 페이로드(약물) 기술을 보유한 회사와의 비즈니스 모델을 고민하고 있다”며 “에이비엘바이오의 이중항체 기술은 안전성이 높아 병용치료를 하기에 유리하다는 차별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중장기적인 재무 안정성은 이 대표가 자신감의 보이는 배경 중 하나다. 에이비엘바이오가 기술이전한 다양한 물질의 임상이 순조롭게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컴퍼스테라퓨틱스에 이전한 ‘ABL001’의 담도암 미국 2·3상과 대장암 2상 결과는 올 하반기 발표 예정이다. 유한양행은 에이비엘바이오에서 들여온 ‘YH32367’을 ‘제2의 렉라자’ 후보로 꼽고 있다. 유한양행은 JPMHC에서 이 물질의 임상 1상 중간 결과가 긍정적이라고 소개한 바 있다.
이 대표는 “사노피에 기술이전한 파킨슨병 치료제 ‘ABL301’과 아이맵과 공동 개발 중인 고형암 치료제 ‘ABL503’의 임상 결과도 좋은 만큼 조만간 지속적인 흑자를 내고 대한민국 바이오텍으로서 더 성숙한 비즈니스 모델을 보여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올해는 과거에 뿌렸던 씨앗을 거둘 시기”라며 “JPMHC에서도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는 중요한 계기를 확보했고 의미 있는 임상 데이터가 나오기 시작하니 계속 열심히 노력해보겠다”고 말했다.
한편 에이비엘바이오는 18일 ABL301의 고용량 투여를 위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제출했던 임상 1상 계획 변경 신청이 승인됐다고 공개 했다. 이에 따라 에이비엘바이오는 ABL301 고용량에 대한 단일·다중 용량 증량 시험을 진행하게 된다. 올해 글로벌 알츠하이머 치료제 시장이 본격 개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ABL301에 대한 주목도는 더 커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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