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벤츠 사랑’으로 잘 알려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새로운 벤츠 차량을 타고 등장했다. 이번에는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를 무색하게 했다.
북한 조선중앙TV가 15일 방영한 기록영화 ‘위대한 전환, 승리와 변혁의 2023년’에서 김 위원장이 새 전용차로 보이는 검은색 SUV에서 내리는 장면이 포착됐다.
이 차량은 벤츠가 생산하는 SUV 중 최고급인 GLS에 벤츠의 상위급 브랜드인 마이바흐 라벨을 달고 출시한 ‘메르세데스 마이바흐 GLS 600’으로 추정된다. 국내 가격은 2억 6000만 원대에서 시작한다. 차량 우측 뒷좌석 문에는 ‘국무위원장’ 마크가 새겨져 김정은의 차임을 명확히 드러냈다.
김 위원장을 비롯한 북한 수뇌부는 최근 공개 행사에 벤츠 여러 대를 끌고 나타나기도 했다. 이는 북한이 제재에 타격을 입지 않고 권력층을 위한 고가 물품을 거리낌 없이 들여오며 건재함을 과시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이 때문에 고가 차량은 물론 운송 수단의 북한 반입을 금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를 농락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위원장은 도로 사정이 그나마 괜찮은 평양 등에서는 벤츠 세단을, 지방 현장 방문 시에는 SUV를 택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김 위원장이 한국과의 ‘화해’나 ‘통일’을 이룰 수 없다고 언급한 후 17일 관영 텔레비전이 한반도 지도 그래픽을 바꾼 것으로 확인됐다. 15일 방송분에서 제주도와 울릉도를 포함한 한반도 전체가 빨간색으로 표시된 그래픽을 썼지만 이틀 새 한반도 남쪽 부분의 색깔을 바꾼 것이다. 이 같은 변화는 북한이 각 분야에서 추진하는 ‘통일’과 ‘민족’ 지우기 작업의 일환으로 분석된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