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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인의 공통분모 '가족'…본질적 의미 되짚고 싶어"

■'선산' 기획·각본 맡은 연상호

선산 비밀 파헤치는 가족 스릴러

민홍남 등 '연상호 사단' 호흡

한국적 정서…세계 반응 기대

연상호 감독. 사진 제공=넷플릭스




“가족은 (사람을) 이성적으로 판단하기 어렵게 만든다는 점에서 종교와 비슷하다고 생각했어요. 여기에 무속 색채를 더한 게 ‘선산’이죠.”

대학 강사로 일하고 있는 ‘윤서하(김현주 분)’에게 왕래가 없던 작은 아버지가 사망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장례조차 꺼려질 정도로 남처럼 느껴지는 사이였지만, 작은아버지는 그에게 선산을 유산으로 남긴다. 그러나 이내 서하의 앞에 선산의 상속을 주장하는 이복동생이 나타나고, 선산은 과거 묻어 놓았던 어두운 비밀을 풀어내기 시작한다.

19일 공개되는 넷플릭스 10부작 시리즈 ‘선산’은 한 가족을 둘러싼 미스터리를 파헤치는 스릴러 드라마다. 채도가 낮은 화면 속 보편적인 한국의 정경이 이어지지만, 갑작스레 나타나는 무속적이고 기괴한 장치들은 가족이라는 굴레의 이중성을 탐구한다. ‘지옥’ ‘정이’를 통해 넷플릭스와 호흡을 맞춰온 연상호 감독은 ‘선산’의 기획·각본을 맡으며 시리즈의 기반을 다졌다. 최근 서울 종로구 안국동의 한 카페에서 기자들과 만난 그는 “시리즈의 말미에는 ‘가족이란 무엇인가’라는 깊이 있는 질문이 나오기를 바랐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넷플릭스 시리즈 '선산'의 한 장면. 사진 제공=넷플릭스


연상호 감독. 사진 제공=넷플릭스


조상들이 묻힌 땅을 뜻하는 선산은 한국인에게는 익숙한 소재다. 연 감독은 “‘돼지의 왕’ 이후 한국적인 정서에서 출발한 작품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때 떠올랐던 게 선산”이라면서 “‘친척들이 선산 때문에 싸움이 났다’는 말이 괴담 같이 소비되지 않나. 선산이 꽤 재미있는 소재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선산’은 한국 사회에서 가족이 상징하는 의미를 비틀어 표현한다. 연 감독은 “한국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가족에 대한 통념, 사랑의 상징이나 안정적인 최초의 사회라는 통념을 어떻게 표현할지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어릴 때부터 좋아하던 데이비드 린치 감독의 ‘트윈 픽스’를 참고해 작은 사회 속 초현실적인 분위기를 떠올리기도 했다.



연상호 감독. 사진 제공=넷플릭스


‘선산’은 ‘연상호 사단’이 총출동하는 작품이다. 주연을 맡은 배우 김현주는 ‘지옥’ ‘정이’에 이어 연 감독의 작품에 세 번째로 출연한다. 이에 대해 그는 “김현주 배우는 알고 있던 것과는 늘 다른 모습을 보여줘서 신선하고 좋았다”면서 “최근 김현주 배우를 보면 정의로운 이미지였는데, ‘선산’에서는 ‘찌질’하고 욕망을 드러내기도 해서 놀랐다”고 밝혔다.

작품은 ‘부산행’ ‘염력’ ‘반도’ 등의 조감독으로 7년 넘게 호흡을 맞춘 민홍남 감독의 첫 연출작이기도 하다. 연 감독은 “조감독은 프로덕션 전체를 관장해야 하는 역할이기 때문에 그런 측면에서는 걱정이 없었다”면서 “‘선산’ 같이 자연 환경이 많이 나오는 장면은 시간과의 싸움인데 급박한 상황에서도 흔들림 없었다는 점에서 높게 평가한다”고 응원을 보냈다.

가장 궁금한 점으로 190여 개국 글로벌 반응을 꼽은 연 감독. “선산이 있는 나라가 별로 없다고 하더라고요. 영어 제목인 ‘The Bequeathed’는 유산이라는 뜻이고요. 그렇지만 선산은 없어도, 가족이 없는 나라는 없지 않나요? 전 세계 시청자들이 그 점에 공감해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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