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인공지능(AI) 수요가 빠르게 확산하면서 아마존과 구글 등 대표적인 클라우드 업체가 유럽과 아시아 거점 지역에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짓고 있다. 이들이 투자를 단행한 국가는 일본과 영국으로, AI 확산으로 데이터 처리량이 획기적으로 늘어나는 만큼 이에 대응할 데이터센터 구축에 힘을 쏟는 것으로 분석된다.
세계 1위 클라우드 업체 아마존웹서비스(AWS)는 18일(현지 시간) 기자간담회를 갖고 “앞으로 5년간 일본에 2조 3000억 엔(약 20조 원)을 투입해 데이터센터를 증설,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급속히 성장하는 인도의 디지털 시장을 겨냥해 2030년까지 130억 달러(약 17조 원)를 투입하기로 한 것과 비교해도 큰 규모다.
AWS가 이처럼 대대적인 투자에 나선 것은 일본 시장에서 AI 수요가 빠르게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뒷받침됐기에 가능했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인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일본의 생성형 AI 산업은 2030년에는 86억 8000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지난해(17억 9000만 달러) 대비 4.8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특히 일본의 경우 공공 부문의 디지털 전환 속도가 느린 만큼 생성형 AI가 공공 부문에까지 도입될 경우 파급 효과가 매우 클 것이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관측된다. 경쟁사인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 역시 지난해 일본 내 데이터센터를 설립, 가동하며 생성형 AI 수요 확대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한편 이날 구글은 영국에 10억 달러(약 1조 3000억 원)를 투자해 런던 외곽에 데이터센터를 설립한다고 깜짝 발표했다. 런던 중심부로부터 약 24㎞ 떨어진 월섬크로스 지역에 구축될 구글의 새로운 데이터센터는 13만 ㎡에 달하는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싱가포르가 2013년 주롱 지역 내 조성한 데이터센터 파크(13만 ㎡)에 버금가는 규모다. 특히 단일 데이터센터가 자리잡는다는 점에서 큰 규모로 꼽힌다.
이와 관련해 리시 수낵 영국 총리는 성명을 통해 “구글의 1조 달러 투자는 영국이 첨단 기술의 중심지로 인정받고 있다는 것과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이 커다란 곳이라는 점을 입증했다”고 강조했다. 영국은 구글의 AI연구소인 딥마인드가 있는 곳이자 신규 테크 일자리 증가율이 높은 도시로 알려져 있다. 앞서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영국에 앞으로 3년간 32억 달러(약 4조 2000억 원)를 투입해 데이터센터를 확충하기로 하면서 빅테크들의 데이터센터 확보전이 뜨거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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