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에 취한 채 택시에 탑승해 기사를 아무 이유 없이 무차별 폭행한 남성이 검찰에 넘겨졌다. 이 남성은 "술에 취해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경찰에 진술했다.
19일 SBS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달 10일 강원 춘천 동내면에서 택시 기사에게 빨리 가라고 독촉하더니 기사를 수차례 폭행한 남성 승객 A씨를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매체가 보도한 택시 블랙박스 영상을 보면 A씨는 택시에 타더니 "겁나게 빨리 가"라고 독촉했다. 그러다가 잠시 후 등산화로 기사의 머리를 때리기 시작했다.
기사가 "빨리 가겠다"고 대답했음에도 A씨의 폭행은 멈출 줄을 몰랐다. 그는 욕설을 내뱉으며 주먹으로 기사의 얼굴 등을 15차례가량 폭행했다.
이후 기사가 택시를 갓길에 가까스로 세우고 탈출을 시도했지만 A씨는 기사의 머리채를 붙잡고 놓아주지 않았다.
머리채를 뜯긴 기사가 가까스로 탈출하자 A씨도 문을 열고 따라 내리려 했다. 이때 지나가는 시민이 A씨가 내리지 못하게 막아 경찰에 신고할 수 있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술에 취해서 잘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건으로 택시 기사는 귀를 심하게 다쳐 이명을 호소하고 뇌진탕 증세로 한 달째 치료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사는 "그분하고 어떤 요금 때문에 시비가 붙고 그랬다면 제가 조금이라도 이해를 할 수 있는데"라며 "다시 일하려고 하니까 귀에서 소리 나고 머리가 어지럽고 뒤에 손님이 타면 자꾸 뒤만 보게 돼서 일을 제대로 못 하고 이러고 있다"고 후유증을 호소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