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주요 니켈 생산국인 호주, 캐나다 등의 개발업체들이 잇따라 광산을 폐쇄하고 인력을 감축하고 있다.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배터리 핵심 광물로 주목 받으며 치솟았던 니켈 가격이 이후 전기차 수요 부진과 함께 공급 과잉이 지속되며 급락한 영향이다.
21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세계 최대 광산업체인 호주 BHP는 이달 니켈 사업에 대한 재평가에 들어갔다. 재평가 대상에는 12억 달러(약 1조 6000억 원) 규모의 웨스트 머스그레이브 프로젝트 역시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프로젝트가)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며 “2월 20일 발표될 반기 실적에서 더 자세한 내용이 다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니켈 가격 급락 여파는 호주 광산업체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호주 광산왕으로 불리는 앤드류 포레스트 포테스큐 메탈스 그룹 회장이 소유한 민간투자업체 와일루 메탈스는 이날 니켈 가격 하락을 이유로 “5월 말까지 호주 캄발다 니켈 사업장을 관리 및 유지보수(생산 중단) 상태로 둘 것”이라고 밝혔다. 또다른 호주 광산업체 사우스32 역시 같은 날 “콜롬비아의 니켈 사업장인 세로 마토소에 대한 전략적 검토를 시작했다”며 “니켈 시장의 급격한 침체 속에서 경쟁력을 향상하기 위한 다양한 옵션을 평가하기 위해서”라고 덧붙였다.
일부 업체들은 광산 개발과 관련해 이미 구조조정에 나섰다. 캐나다 광산업체 퍼스트퀀텀미네랄은 니켈의 가격 하락세가 향후 3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며 호주 레이븐스호프 광산의 일자리와 생산을 감축할 계획을 밝혔다. 호주 파노라믹리소스 역시 지난해 12월부터 자발적 법정 관리에 들어갔다. 파노라믹리소스 측은 “사바나 니켈 프로젝트는 운영 및 재정 상황으로 볼 때 단기적인 전환이 불가능한 것으로 전망돼 중단될 것”이라고 말했다.
니켈 가격은 세계 고물가 기조와 경기 침체 등에 따른 전기차 수요 둔화와 인도네시아, 중국 등의 과잉 생산에 따라 최근 1년 넘게 하락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니켈 가격은 19일 기준 톤당 1만 6036달러로 2년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니켈 가격은 2020년 3월 톤당 4만 8000달러로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후로도 지난해 초까지 3만 달러 선을 유지했지만 이후 가파른 하락세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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