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대만 총통 선거에서 친미·독립 성향의 민진당이 재집권에 성공하며 대만 해협을 둘러싼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기보다는 봉쇄할 가능성이 더 높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중국과 대만 양안 관계 미 전문가 52명과 대만 전문가 35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22일(현지시간) 공개했다.
중국은 대만을 침공할 군사적 역량이 아직 부족하기 때문에 상륙보다는 대만의 교역을 차단하는 격리와 봉쇄를 시도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미국과 대만의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중국이 대만을 효과적으로 침공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미국 전문가의 27%와 대만 전문가의 17%만 긍정적으로 답했고, 나머지는 중국이 필요한 역량을 충분히 보유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반면 미국 전문가의 81%와 대만 전문가의 60%는 중국이 대만을 군 병력을 동원해 봉쇄할 역량은 충분하다고 답했다.
중국이 군이 아닌 경찰 등 사법 당국 주도로 대만을 격리할 역량도 갖췄다고 미국 전문가의 91%와 대만 전문가의 63%가 평가했다.
CSIS는 상륙 작전은 격리나 봉쇄보다 더 많은 병력이 필요하고 복잡하며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경우 미국과 미국의 동맹이 군사적으로 개입할 가능성이 있어 중국이 침공에 성공할 가능성을 전문가들이 낮게 평가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중국군 현대화 시한으로 제시한 2027년이라는 시점이 대만 침공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봤다.
미국 전문가의 68%와 대만 전문가의 58%는 올해 대만 해협에서 위기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향후 5년 내로 대만과 강제로 통일하려고 할 경우 봉쇄를 먼저 시도할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봤다.
대만이 미국의 군사 개입 없이 중국의 봉쇄에 버틸 수 있는 기간은 1∼3개월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대만은 에너지의 98%, 식량의 65%를 수입한다.
한편 대만은 새 총통 당선 후 다시 단교 도미노 현상이 나타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모습이다.
대만 총통 선거 직후 남태평양 작은 섬나라 나우루는 대만과 단교, 중국과 국교 회복을 선언했다.
이로써 대만의 수교국은 과테말라와 파라과이, 에스와티니 등 12개국으로 줄게 됐다.
또 22일(현지시간) 타이완뉴스 등 대만 현지 언론들은 비케니베우 파에니우 주대만 투발루 대사의 최근 발언을 인용해 "투발루가 중국을 국가로 인정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파에니우 대사는 지난 19일 호주 주간지 위크엔드에 "투발루 정부가 오는 26일 대선을 치르고 난 뒤 (대만이 아닌) 중국으로 외교 관계 방향을 전환할 것이라는 투발루 내부 소식통의 전언이 있었다"고 밝혔다.
대만 외교부는 일단 투발루의 단교설을 일축했다. 외교부는 “자유·민주·인권·법치의 보편적 가치에 입각한 대만과 투발루 관계는 서로의 견고한 우정을 소중히 여긴다”며 “앞으로도 각 분야에서 협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공영발전을 추구해 나갈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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